김종인, 비례대표 순번 확정 권한 비대위원에 일임 후 "2번 비우라" 통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4명이 22일 비례대표 공천 문제로 인한 당 내홍에 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 

우윤근 비대위원은 이날 오후 표창원 김병관 박영선 등 다른 비대위원 3명과 김 대표의 서울 구기동 자택을 방문한 후인 11시30분께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

우 비대위원은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이런저런 잡음이 있었는데 책임을 통감하고 (김 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오늘 참석한 분들은 비대위 책임을 다 못했고 당원들에게 송구하다는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왜 당신들이 사의를 표명하느냐"고 반문했지만 그 이상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표·김 위원은 김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막고 비례대표 순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8시15분쯤 구기동 자택을 찾았다.

그러나 김 대표가 이들이 도착하기 직전 집을 떠나면서 2시간여 동안 김 대표를 기다렸으며, 도중에 오후 9시쯤 박 위원도 이들과 합류해 김 대표가 오후 10시27분께 자택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방문에 앞서 우 위원은 따로 통보를 한 뒤 김 대표를 찾은 것은 아니며, 비례대표 명단 상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를 남성 1순위인 비례 2번으로 지정할 뜻도 밝혔다.

반면 김 대표는 자택을 나서면서 '비례 2번' 조정에 관한 질문에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나. 나는 관심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비례대표 순번 확정 권한을 비대위원들에게 위임하고 "(비례) 2번을 비우라"고 언급해 사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김 대표는 23일 공천과 관련한 남은 의결사항을 처리하기 위해 비대위 회의에 참석키로 했지만 자신의 사퇴 등 거취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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