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유승민과 통화" 주호영 "그분들과 입장 달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비박(非박근혜)계 인사들이 공직선거법상 20대 총선 공식후보등록일인 24일 연이어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하고 나섰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3선)과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자 3선 출신 임태희 전 의원(경기 성남시 분당구을)은 각각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양측은 모두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향한 맹비난에 나섰지만, 컷오프된 비박계 출마자간 무소속 연대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 새누리당을 탈당한 주호영 의원은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총선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사진=미디어펜


주 의원은 이날 무소속 출마 회견에서 이 위원장을 겨냥 "이번 공천에서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도무지 알고 있기나 한 거냐"며 "이 후과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거듭 반문했다.

또한 자신이 세월호 협상과 테러방지법 통과에 기여했다면서 "그런데 제게 돌아온 것은 쓰라린 공천 배제"라며 이번 공천 작업을 '사천(私薦)' '밀실공천' 등으로 규정, "불의를 보고 묵인하는 것은 그 불의를 돕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공천 불복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새누리당 '타이틀'이 주는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일이 "어렵다"면서도 자신의 그동안 의정활동 등 사례를 들며 "대구 내 새누리당 지지율은 제 지역구에서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승민(대구 동구을·3선)·이재오(서울 은평구을·5선) 의원 등 다른 비박계 의원들과의 무소속 연대에 관해선 "연대는 원래 부정적이고 그 분들과 나는 입장이 다르다"면서 독자노선을 시사했다. 확고한 복당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6일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임 전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분당을 무소속 후보자 등록을 마친 사실을 밝혔다.

그는 전날 공관위의 공천 심사 지연으로 결국 탈당한 유승민 의원 사례를 들며 "이 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은 사람을 벼랑 끝까지 몰아놓고 '스스로 뛰어내렸다. 우리는 책임 없다'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고 질타했다.

   
▲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24일 20대 총선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한 임태희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무소속 비박연대에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사진=미디어펜


비박 무소속 연대에 대해선 주 의원과 달리 "저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본다"고 했으며 "세력을 위한 연대가 아니고 바른 정치를 위한 길"이라면서 "지금 무소속 출마하는 분들, 또 무소속 출마를 하지 않더라도 그런 뜻에 함께하는 분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컷오프된 비박계 출마자들과는 "의견을 나눈 것이 있다"며 특히 유 의원과는 "오늘 오전에 전화가 연결됐다. 우선 서로 위로하고 그동안 벌어진 새누리당의 공천과정과 결과에 대해서 언론에서 지적한 내용에 대해 서로 걱정했다"고 전했다.

임 전 의원은 또 "파벌정치 종식과 당내 민주화를 이루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가 바로서게 하는 점이라는데 대해 제가 말했고, 유 의원도 그에 대해 공감의 뜻을 표한 것으로 말씀드릴 수 있다"고 공조를 강력 시사했다.

다만 그는 비박계 '맏형'격인 이재오 의원의 동참 여부에 대해선 "제가 특별히 개인적으로 대화를 해본 적이 아직 없다"며 "연락을 시도해봤는데 아직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목이 집중됐던 유 의원은 자신을 따르는 무소속 후보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비박계 무소속 연대 문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대'라는 표현을 저희가 써본 적은 없다"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선 본인들하고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