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야당이라면서 여당 돕고 있어…정체성도 불분명해"
"일단 야당 무너뜨려 대권 경쟁자 제거할 속셈인 듯"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28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0대 총선 자당 후보들에게 당과 사전협의 없는 후보간 연대를 징계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전무후무한 협박정치"라고 힐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표가 분산이 되면 공멸할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자기 당 후보들에게 사퇴하면 제명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야권) 연대를 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줘서 특히 수도권에서 많은 의석을 잃게 된다"며 "말로는 스스로를 야당이라고 부르면서 여당을 도와주니까 이적행위라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26일 안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병에 출마하는 황창화 더민주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국민의당의 야권연대 거부를 "새누리당에 180석, 200석을 안겨주겠다는 이적행위"라고 질타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야권연대 거부의 명분으로 들고 있는 양당정치 혁파론에 대해 "일단 야당을 무너뜨려서 다른 대권 경쟁자들을 제거하면 혼자 살아남아서 야권의 대선주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아닌가"라며 "대선을 보고 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탈당 전부터 억지주장을 늘어놨고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한 분이 가서는 구태 정치인을 1명 빼고 대부분 다시 공천했다"면서 "탈당 후에도 여당보다 야당을 훨씬 많이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불분명한 것이 문제"라며 "안 대표가 전에 인터뷰에서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겠다고 했고 테러방지법 문제 때도 처음 시작했을 때와 태도를 중간에 바꿔 양비론으로 나왔다"며 "국민들 입장에선 선명한 야당인지 믿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어머니인 이희호 여사가 과거 자택을 예방한 안 대표에게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그분이 안 대표에 대해 특별히 호감을 표시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저희 어머니는 누가 와서 무슨 정치적인 얘기를 해도 그냥 '알았다' '당신 소신대로 잘 판단해서 하라'는 원론적 답변만 하신다"며 "이래라 저래라 하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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