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동·공약 실종 정치혐오증 부추겨…투표율 비상 '로키' 전략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여야가 공천 파동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정치 혐오증 확산되면서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책 대결보다는 밥그릇 싸움에 몰두한 정치권에 대해 유권자들이 심판보다는 '뽑을 후보도 지지할 정당도 없다'는 실망감이 커 고개를 돌리고 있다.
 
여야도 정치혐오증을 유발케 한 원인 제공으로 제 발 저린 듯 앞다퉈 목표 의석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의 분열 당시 어부지리를 기대하며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선인 180석을 자신했다. 하지만 28일 현재 새누리당은 과반의석인 151석으로 기대치를 대폭 낮췄다.

새누리당 권선동 전략기획본부장은 "160석이면 감지덕지"라며 "과반이면 본전"이라고 한껏 몸을 낮췄다. 공천 막판옥새 파동으로 인한 당내 갈등이 여론의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임을 자인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문재인 전 대표의 사퇴와 김종인 대표의 영입으로 분당과 탈당 도미노를 차단함으로서 지난 총선에서 얻은 127석보다 3석이 많은 130석을 장담했다. 하지만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셀프공천이 불거지면서 김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등 내분이 일면서 위기를 맞았다. 문재인 전 대표까지 나서서 일단 김종인 대표의 사퇴로까지 번지지는 않고 봉합됐지만 '도로 민주당'이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2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가 4월 13일에 실시하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유권자 시선을 잡아라"라는 선거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날 선관위 직원들이 호수공원에 비행선을 띄우고 각종 투표참여 퍼포먼스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민주는 공천 파동 전인 2월 130석을 자신했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쉽지 않다고 한발 물러섰다. 여기에는 기대를 품고 있었던 야권연대마저 물 건너 간 점도 한몫 했다. 더민주는 향후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여당에 어부지리를 안길 수밖에 없다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 DJ 발굴'을 내걸고 야심차게 출발했던 국민의당도 당초 약속했던 개혁 공천이 '정체성' 시비를 불러일으키면서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좀처럼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은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의미 있는 3당이 되기 위해서는 40석은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현재 대충 세어 봐도 20석은 훨씬 넘는다"는 말로 자위했다.

국민의당 역시 40석 이상을 목표로 출발했지만 더민주의 탈당 러시가 이어지지 않았고 김한길 의원과 안철수 대표간의 불협화음, 안철수·천정배 대표간의 힘겨루기 등으로 여론의 냉각됐다. 당 일각에서는 최소 목표인 원내교섭단체 요건이 20석을 채우기도 힘들다는 위기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으레 선거철이면 등장하는 '로키' 전략으로 핵심 지지층을 투표장을 끌어들이려는 '집토끼 결집' 전략이라고 평하면서도 실제 투표율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생과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 층의 정치혐오증을 달래줄 정책이 사라진 선거에서 이들을 유인해 낼 마땅한 유인책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막판 공천을 앞두고 벌어진 꼴사나운 대립양상과 공약 실종의 선거가 이탈표를 더욱 부추길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혼탁한 정치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며 투표 참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유권자들의 심판만이 정치판을 바꿀 수 있는 최선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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