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조건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통해 현대상선의 원리금 상환을 3개월 유예하고 지원에 나선다.

29일 산업은행은 “현대상선 제1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지난 22일 현대상선이 신청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의 개시를 의결했다”며 “채권금융기관 100%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조2000억원 규모의 원리금 상환 유예와 더불어 외부전문가를 통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번 가결된 안건은 해외 선주와 사채권자 등 채권금융기관 이외의 이해관계자가 동참한다는 전제가 붙은 조건부 자율협약이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되면 자율협약은 종료된다.

채무 규모가 총 4조8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현대상선은 현재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용선료 협상이 현대상선의 사활을 결정하는 관건인 만큼 채권단과 사채권자도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이번 자율협약에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이 자칫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글로벌 컨테이너사 동맹(얼라이언스)에서 퇴출돼 채권단도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이 벌이고 있는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부터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4월 초·중순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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