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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장 |
<진리의 화원>에서 배우는 독서경영(저자 : 덕현스님, 출판사: 법화)
“덕현스님 글모음”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아름다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는 현대인들이 마음의 욕망과 화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탐욕을 지우고 ‘평화’를 위한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저자 덕현스님은 1989년 법정스님을 은사로 송광사로 출가했으며, 운문암 수도암 등 제방 선원에서 선수행을 하고, 여러 해를 산중의 수행처에서 홀로 지내기도 했다. 법정스님 입적을 전후하여 2년 정도 길상사 주지스님으로 있었으나, 지금은 다시 산으로 돌아가 봉화와 음성에서 법화도량을 일구고 수행공동체 법화림을 운영 중에 있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옷깃의 인연”에서는 ‘옷깃의 인연’을 비롯해 ‘멈춰라’, ‘근하신년’, ‘봄꽃을 기다리며’, ‘자문’, ‘진리, 바로 나임에도 그리운 당신’, ‘우울한 자리’, ‘사사곡’, ‘‘나’, 모든 것의 이유’, ‘사사곡Ⅱ’, ‘그림자를 지우며’, ‘승리를 축하해’ 등 모두13편의 글이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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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리의 화원 |
제2부 “기세간에서 그대를 만나”에서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내가 미쳐’, ‘기세간에서 그대를 만나’, ‘일대사’, ‘뜬구름 잡는 소리’, ‘진리의 화원에서’, ‘몽유이색렬도’ 등 7편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마지막 제3부 “21세기의 지성에게”라는 주제로 ‘21세기 지성에게’, ‘해 뜨는 동해에서 해 지는 서해까지’, ‘우리 이별하는 날을 위하여’, ‘부르는 소리’, ‘반야의 배’ 등 모두 5편이 소개 되고 있다.
모두 25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여유와 진정한 진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나 그 세계에 깊이 들어간 사람의 존재는 아름답고 존경할 만하지만 이 세상에 우리를 옭아매고 규정짓는 방식으로 낱낱의 직업이 나뉘어 있는 것은 일종의 불행일 수 있다. 최소한 우리 의식이 그렇게 규정당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누구나 그 내면은 자유로워야 하고, 따라서 노래하고 싶으면 노래하고, 그림 그리고 싶으면 그리고, 집 지을 필요가 있으면 이리저리 또닥거릴 수 있어야 좋지 않겠는가. - <서언> 중에서
불교수행은 마음공부입니다. 마음을 가지고 닦아 마음을 쉬고 마음을 깨닫는 일, 몸뚱이 하나 가지고 살아가기도 참 버거운 일이지만, 이 몸뚱이를 가지고 수행을 하려들면 온갖 장애가 주렁주렁 따라옵니다. 우선 몸뚱이를 놓아버리고 마음으로만 마음을 챙겨 정념(正念)을 이뤄 보세요.
몸뚱이가 스스로 걸어왔다 하는 것이 아니라, 아니라, 마음이 오고 마음이 가는 것 아닌가요? 육신을 잊어버리고 그 마음만으로 화두를 들어보면 수행이 가볍고 한결 쉬워집니다. 순풍에 돛단배가 가듯이 되어가요. - <멈춰라> 중에서
지금껏 우리가 우리 마음과 세상의 청정을 위해 고민도, 모색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기울여온 노력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 이제는 문제의 진단과 처방이 바른 것이었던가를 반성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반성적 고찰은 한편으로는 옛 모범이나 선인들의 지혜를 빌려 이루어져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 우리에게 내재해있는 이성적 사유와 더불어 가슴으로부터의 깊고 진실한 직관적 통찰에 의존해야 한다. - <봄꽃을 기다리며> 중에서
도불원인 인자원의(道不遠人 人自遠矣). 도는 사람을 멀리 하지 않는데 사람이 스스로 도에서 멀어져 있다. 도가 본디 어디 숨어 있는 것이 아니고 안개에 가려지거나 베일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해도, 중생의 시력은 본래 한계가 있고 생래적으로 이미 색안경을 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토록 불완전한 인식의 틀을 가지고, 또 몸씨 어설픈 의사전달이나 소통의 수단을 동원하여 이러쿵저러쿵 떠들면서, 도에, 진리에, 진실에 아득바득 가까이 가고자 하고 끝없이 연모하지만, 그것은 참 힘 빠지는 짝사랑일 뿐이다. - <진리, 바로 나임에도 그리운 당신> 중에서
세상에서건 출세간(出世間)에서건 뭔가 의미 있는 성취를 하고 헛되이 살지 않으려 애쓰다보면 때론 미칠 듯한 열정도 필요하고 또 실제로 미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이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자의식을 가지고 거친 세상을 살아가자면 얼마나 자주 다치고 좌절하고, 쉬고 싶어지겠는가?
정신의학의 용어로는 자아가 이런저런 험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살아남아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작동시키는 내적 장치들을 방어기제라고 한다. 예컨대 실어증이나 기억상실증, 자폐증 같은 것들이 그런 것이다.
그러니까 미친년이라는 말을 좀 부드럽게 표현하면, 정신적으로 건강을 잃은 여자. 심한 인생의 고통이나 충격에 시달리다 못해 내부에서 방어메커니즘이 발동한 연약한 여인, 다시 말해 마음이 몹시 아픈 여인이라는 말이 된다. - <내가 미쳐> 중에서
진리는 믿는 것도 아니고 아는 것만도 아니고 오직 닦아서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 깨달음이란 꿈에서 깨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일은 나 혼자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먼저 깨어난 부처님과 스승들이 우리를 흔들어 깨우시는 가르침에 기반 하여, 부족한 우리가 서로 의지하여 도반이 되고 힘닿는 대로 우리보다 더 부족한 중생들을 두루 도와 이끌면서 함께 나아갈 때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 <진리의 화원에서> 중에서
종교와 신앙은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에 우리를 구원할 진리가 있고 종교가 그 진리에 이르는 길에 대한 가르침이라면, 종교인은 이 세상을 사는 동안 그 길을 닦고 수행하여 진리에 이르고 그것을 증험해야 한다. 믿음과 지향으로서의 신앙은 진리의 증득에 이르기 위한 수행의 동기와 자량이 되어야지, 그것이 종교의 잣대나 구경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행복과 자유를 찾는 생명들을 지성의 차원에서 끌어내려 무지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며 배타적이고 폭력적인 도그마티즘과 세상의 평화를 깨뜨리는 온갖 대립과 분쟁을 양산할 뿐이다. - <몸유이색렬도(夢遊以色列圖)> 중에서
누구에게나 삶은 주어진 여건과 온갖 도전 속에서 펼쳐져가게 마련이고, 아름답고 빛나는 삶은 언제나, 좋고 나쁜 환경과 조건을 지혜롭게 활용하여 시련과 도전을 꿋꿋하게 이겨나가는 사람들의 것일 터. 나는 세상의 인연이 어린 너에게 부과하는 무거운 짐들이 뒷날 네가 큰 힘으로 감당해야할 시대적 소명과 네가 함께 이뤄갈 수많은 사람들의 안위와 행복을 위한 것이라 믿으며, 잘 보호되고 교육 받으며 성장했기 때문에 양질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보다 아주 어려서부터 잘 살아보려고 애쓰다 보니 멋지게 성장해온 너를, 대단히 높이 평가한다. - <21세기 지성에게>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세상은 날이 갈수로 혼란스럽고 탐욕스러워지고 있다. 또한 상대방을 배려 하기는 커녕 자기 자신만을 위해 남을 짓발고 올라서기가 일수이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종교라는 게 필요할 수가 있다. 물론 그 종교가 어떤 것이라도 상관이 없다. 종교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다. 그 나약함을 보전하기 위해 종교에 의지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종교를 가짐에 있어서 맹목적이거나 맹신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분명한 자기 의식을 갖고 참 된 진리와 행복을 찾으면 좋을 것이다. 또한 어떤 종교이든 나눔을 실천하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재물을 나누고, 지식을 나누고, 육체를 나누는 아름다운 삶을 실천하는 게 참된 종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전하고 있는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힘을 주고 희망을 주는 메시지와 같다. 또한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를 안내해 주는 나침반과도 같다. 이 책을 통해 마음의 힐링을 얻고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강동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