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유암코 대회의실서 구조조정 책임자들과 간담회 진행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채권단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요구했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0일 서울 중구 유암코를 방문해 주요 채권은행 구조조정 책임자들과 시장친화적인 기업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금융위원회


임 위원장은 30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유원빌딩 유암코 대회의실에서 유암코와 주요 채권은행 등 구조조정 책임자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임 위원장은 유암코의 1호기업 투자 사례 등 구조조정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투자방식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향후 유암코 등 시장 플레이어들이 주도하는 시장친화적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기업 스스로 행하는 구조조정과 법과 제도에 기반한 구조조정 사이의 틈새를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서 스스로 작동하는 구조조정 시장이 만들어지면 금융회사는 구조조정이라는 부담을 덜고 이에 쏟았던 자원과 노력을 다른 부문에 더 활용할 수 있을 것 이며 구조조정의 진행도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에 시장친화적 구조조정 방식이 하나의 구조조정 틀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그동안 제가 현장에서 느끼고 고민했던 사항 위주로 구조조정 시장의 여러 참여자분들께 몇가지 당부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유암코는 구조조정 시장의 '운영자'로 탈바꿈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겠다는 혁신적인 마인드로 재무장하고 채권단은 구조조정 시장의 '조성자'로의 역할을 적극 수행해줄 것을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시장에서는 아직까지도 유암코가 기존의 NPL 사업에 안주하면서 구조조정 업무에는 소극적이라는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9월 유암코 매각 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기업구조조정이라는 새로운 업무를 부여받으면서 영구조직으로 재탄상하게 된 의미를 다시한 번 곰곰이 새겨봐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사업기회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개척자 정신에서 온다"며 "가격협상을 잘못해 손실을 입는건 아닐까, 투자한 기업이 정상화에 실패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는 사이 구조조정 지연으로 많은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에 "이제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며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또한 채권단에 대해서는 "최근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채권단의 온정주의적 여신 관행과 채권단 이견으로 인한 구조조정 부진이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금융기관은 그런 관행이 없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과감히 털어낼 것은 털어내야한다"고 언급했다.

임 위원장은 "물론 온정적 여신 관행과 비올 때 우산뺏기의 경계가 다소 모호할 수 있고 또 어떤 기업이 그 경계에 있는지 여부를 채권은행이 주도적으로 판단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그러한 부담은 유암코에 맡겨 채권은행은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을 덜고 여신 건정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암코는 8개 주주은행이 만든 자회사"라며 "유암코가 스스로 살아가는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주로서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암코는 향후 다양한 구조의 PEF를 통한 기업구조조정 활성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매출규모 1000억~1500억 내외의 워크아웃 중견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구조조정 PEF방식 외에도 △Pre-워크아웃 상태의 중소기업 구조조정, △회생기업의 정상화 지원, △매출 5000억원 내외의 대기업 구조조정 등 다양한 형태의 PEF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채권금융기관의 채권 매각에 따른 손실인식 부담을 최소화 하고 구조조정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기 위해 Earn-out 방식도 검토중이다. 

2개 이상의 회계법인이 공정가격으로 평가 한 후 평균한 금액으로 인수하는 확정가 인수방식을 우선 적용하되 향후 채권 회수시점에 있어 잔여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사후 정산하는 Earn-out 방식의 계약을 추가적으로 체결해 유암코의 구조조정에 따른 이익을 채권매각기관과 공유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임 위원장은 "아직은 시장친화적 방식의 구조조정이라는 개념이 손에 잡히지 않고 또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있다"며 "그러나 앞을 내다보면 연결되지 않는 점들이 뒤를 돌아보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우리도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았을 때 분명히 새로운 구조조정 시장이 만들어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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