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한화테크윈은 두산그룹 계열 방산업체 두산DST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한국항공우주(KAI)까지 인수할지 주목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두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입찰가 6950억원을 제시한 한화테크윈을 두산DST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해 6월 삼성그룹으로부터 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 인수를 마무리한 한화그룹은 기존의 탄약·정밀유도무기 중심에서 자주포·항공기·함정용 엔진·레이더 등의 방산전자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두산DST를 인수하면 기동·대공무기체계, 발사대 체계, 항법장치까지 사업영역이 확장된다. 한화그룹은 두산DST 인수를 통해 글로벌 10위권 방산업체로 성장한다는 포부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이 KAI 인수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사실 한화그룹은 KAI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돼 왔다. 한화를 제외하면 KAI를 인수해서 사업 시너지를 높일 국내 방산 대기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화테크윈은 연초 KAI의 지분 4%(390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형식으로 매각해 2800여억원을 마련했다. KAI에 대한 지분율도 6%로 떨어졌다. KAI와 지난해 12월 한화종합화학을 판 자금으로 두산DST를 인수한 셈이다.

지분 매각 당시 한화그룹이 KAI를 포기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애초 한화 측은 KAI의 지분 5%(487만3757주) 매각을 원했지만 4%만 매각하는 데 그쳤다.그러나 아직 한화그룹이 KAI를 포기하기로 입장을 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KAI에 대해 인수, 포기, 지분 추가 매각 등 전혀 방향이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두산DST를 인수하게 되면서 한화그룹이 추후 KAI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화가 글로벌 방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KAI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AI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해외에 수출한 군용기는 모두 56대에 이른다. KAI의 매출 중 수출의 비중은 1999년 설립 당시 매출의 13.4%(960억원)에서 지난해 61.0%(1조8000억원)로 급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85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전투기 엔진과 렌딩기어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한화테크윈이 KAI 인수 시 전투기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다.

최대주주(26.75%)인 산업은행 역시 당장 KAI의 매각에 나설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KAI 매각 방침은 분명하지만 아직 본격적 매각 단계는 아니다”며 “매각이 시작된다면 탭핑(tapping·사전 시장조사)을 통해 적절한 인수 후보자를 찾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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