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에 앞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주식은 물론 채권시장에서도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상장주식과 채권을 2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12월중 1조5,0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한편 4,000억원의 채권을 순유출했다.

채권 순투자는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사고 판 잔액(순매수)에서 만기상환 물량을 뺀 것을 말한다. 순투자가 마이너스일 경우 '순유출'이라고 표현한다. 12월에는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규모보다는 만기와 함께 현금으로 찾아간 물량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외국인들은 12월까지 주식시장에서는 2개월 연속 순매도, 채권시장에서는 5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주식은 432조2,00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32.6%를 차지한다. 상장채권도 94조7,000억원으로 전체 상장채권의 6.8%에 달해 상장 주식과 채권을 모두 합한 금액은 526조9,000억원에 달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됨에 따라 12월중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전월보다 3,000억원 증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 12월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올해 1월부터 월간 채권 매입규모를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9,0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해 12월중 가장 큰 금액을 순매도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뒤를 위어 룩셈부르크와 케이만아일랜드도 각각 4,000억원, 2,00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3,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아일랜드와 호주는 각각 2,000억원, 1,000억원을 순매수해 12월 순매수 상위권을 형성했다.

국가별 보유규모는 미국이 171조4,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39.6%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영국 42조5,000억원(9.8%), 룩셈부르크 26조7,000억원(6.2%)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채권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국채·통안채의 만기도래 영향으로 12월중 4,00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순매수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전월(271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지만 만기 상환 물량이 3조2,480억원으로 순매수 규모를 압도했다.

국가별로는 룩셈부르크가 1조3,000억원, 미국이 1,000억원을 순유출해 12월 순유출을 주도했다. 노르웨이, 스위스는 각각 5,000억원, 4,000억원을 순투자했다.

국가별 채권 보유규모는 ▲미국 20조1,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21.2%를 차지했고, 룩셈부르크 14.5조원(15.3%), 중국 12.5조원(13.2%) 등 순이었다. [미디어펜=장원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