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 사려는 포퓰리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슬로건인 '경제민주화'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인지를 놓고 31일 20대 총선 여야 경제 브레인들이 설전을 벌였다.

우선 야권 출신 경제통으로 새누리당에 전격 영입된 강봉균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직격탄을 날렸다.

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 "민주당(현 더민주)이 이른바 보편적 복지, 거창한 무상 시리즈를 내면서 표심을 사려는 포퓰리즘을 썼다. 저는 민주당에 있을 때도 그걸 상당히 반대했던 사람"이라면서 "김종인 대표의 경제민주화도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경제민주화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는 지적엔 "선거 막판에 민주당에서 그런 얘기를 해 표가 흔들리는 것 같으니 김 대표를 영입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영입한 뒤 뭘 해야 할까를 얘기해 보니 구체적인게 없었다"며 "그런 걸 지금 더민주에 가서 또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더민주가 현 정부에 대한 '경제심판론'을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책임있는 정당이라면 대안을 내놔야 한다. 그런데 경제민주화같은 애매한 얘기를 하면 되느냐. 그동안 자기들이 무리한 복지공약 포퓰리즘이나 얘기하고 국회에서 치킨게임을 했다"고 지적했다.

   
▲ 김대중 정부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 강봉균 새누리당 상임선대위원장(왼쪽)은 31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경제민주화를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했다./사진=미디어펜


이같은 강 위원장의 비판에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안산지역 후보 4명의 합동 출정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민주화가 헌법의 가치로 돼 있는데, 헌법 가치를 포퓰리즘이라 하면 거기에 대해선 뭐라고 답할 수 없다. 헌법도 안 읽어본 사람인 것 같다"고 맞받았다.

새누리당은 재차 반격에 나섰다.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선대위 공약본부장을 맡은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소통 24시, 365공약실천단 제1차 회의 개최결과 브리핑 직후 관련 질문에 "(강 위원장은) 헌법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아실 것이다. 김대중 정부 때 장관도 하시고, 국정에 오래 참여하셨던 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아마 김 대표는 헌법 119조 2항을 말씀하신 것 같다"면서 "그걸 어떻게 현실에 옮기느냐는 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고, 새누리당은 헌법정신을 공약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헌법 119조는 1항과 2항으로 구성돼 있다. 2항은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만 이에 앞선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경제적 자유가 우선됨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 재정을 투입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공공기관·민간기업 청년고용할당제, 수당 지급 등 정책 일색인 더민주의 총선 공약은 이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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