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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
모든 지방정부는 기업들의 투자에 목말라 있습니다. 중앙정부도 예외가 아니죠.
지방정부들은 국내외기업을 대상으로 제발 투자해달라고 러브콜을 보내기 바쁩니다. 투자하면 법인세 등 각종 세금 깎아주겠다, 땅값은 공짜로 주거나, 싸게 해주겠다고 하는 등의 당근과 유인책도 제공하는 데 열심입니다.
중국 지방정부는 통크게 투자유치합니다. 땅값는 공짜로 50년간 임대해서 쓰라고 합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은 외국기업이 투자하면 일자리를 늘려줘서 고맙다며 도로를 깔아주고, 돈도 줍니다. 법인세 등 각종 세금감면은 물론입니다.
현대차가 미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하자, 미국 유수의 주지사들이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와서 정몽구 회장을 만나서 우리 주에 투자해달라고 경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공장이 들어서야 기업이 입주해야 지역이 일자리가 생겨나 실업률이 감소합니다. 일자리가 늘어나면 그 지역이 경제가 살아납니다. 경제가 살아나면 그지역의 소비가 살아납니다.
투자의 선순환 효과입니다. 지자체장은 차기 선거에서 투자유치효과를 자랑해서 주민들의 표를 얻습니다.
그런데 인천광역시 서구청은 일자리를 걷어차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그만 들어와도 지역경제가 풍요를 누리는 모양입니다. 배가 단단히 부른 것이지요. 오만행정과 배짱행정이 따로 없습니다.
인천 서구청이 최근 SK그룹의 SK석유화학이 짓고 있던 파라자일렌(PX)공장에 대해 공사중단 명령을 내렸습니다. 사실이 아니길 바랬습니다. 투자규모만 무려 1조6000억원입니다. 어마어마한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인천 서구청이 왜 이런 우매한 작태를 벌이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SK석유화학이 짓는 PX공장은 완공을 불과 얼마 남겨 놓지 않았습니다. 거의 다 지은 공장에 대해 공사를 그만하라고 통보하는 야만성은 어디서 나오는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기업들의 투자에 갈급한 전남북이나 경북도 기관장이라면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완공될 때까지 온갖 편의를 봐줬을 텐데 말입니다.
서구청의 황당한 공사중단 결정은 무엇인가요? 구청이 승인한 공장 면적을 초과했다는 것입니다. 공장을 더 크게 지었다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만큼 투자가 더 확대되고, 일자리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언감생심인데 말입니다. 서구청이 투자를 늘려서 고맙다고 감사패까지 줘야 할 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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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인천시장(왼쪽)이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함께 지난해말 송도신도시 포스코타워에 입주한 세계은행그룹 한국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서 나란히 앉아있다. |
그런데 서구청은 게도 구럭도 다 놓치게 생겼습니다. SK도, 서구청 모두 피해자가 됐습니다. SK석유화학은 당장 매달 1000억원씩 손해를 보게 생겼습니다. 중국시장 선점을 노리고 신속하게 짓던 공장이 중단되면 그동안 조단위 투자가 물거품이 됩니다.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경쟁업체 배만 불려주게 생겼습니다.
중국은 지금 합성섬유와 PET병공장을 대규모로 짓고 있습니다. 이의 원료인 PX의 수요가 급증할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이를 대비해 SK와 GS칼텍스정유등이 외국과 합작해서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지금 짓지 않으면 중국시장을 놓치기 때문입니다.
지방정부가 이런 대기업들의 해외시장 선점을 돕지는 못할망정 재를 왕창 뿌리는 우매한 짓거리를 하고 있습니다. 우물안개구리식의 지방정부를 어떻게 혼내줄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인천시의 행태도 더욱 이해가 안갑니다. 인천시는 당초 지난해말 서구청을 상대로 감사를 벌이면서 공작물 무단 축조, 제조시설 면적 신고 누락 등을 이유로 SK석유화학이 위법행위를 벌였다며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리도록 서구청에 통보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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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공단에 있는 SK화학부문 공장. |
인천시를 이끄는 송영길 시장은 지금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도 부상중입니다. 인천시정을 잘 이끌어 행정능력을 점검하고 검증받아 중앙무대에서 화려하게 부상할 용꿈을 꾸고 있습니다. 청마의 꿈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권주자로 부상하려면 인천경제를 살려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인천시는 그야말로 최악의 적자 지방정부입니다. 부도위기설까지 나도는 지경입니다. 재정이 엉망진창입니다. 전임 안상수 시장 시절에 대규모 시설투자와 각종 국제대회 유치용 건설투자등이 재정을 엉망으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실미도에 깔아놓은 관광용 철도는 수백억원을 쏟아붓고도 철거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시안게임 주최도시로서 앞으로 더욱 많은 재정을 필요로 합니다.
고갈위기에 직면한 재정을 회복하려면 죽으나 사나 국내외기업들의 투자를 끌어와야 합니다. 송영길 시장이 살 길은 일자리 창출과 투자확대입니다. 486의 선두주자로서 민주당내 안희정, 이광재 등 라이벌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인천시정에서 빛나는 실적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송시장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조단위로 투자하고 있는 대기업에 대해 공사를 중단하라는 통보를 하는 것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승인면적 초과문제는 인천시와 SK석유화학이 조율을 하면 얼마든지 접점을 찾을 수 있는데도 말이지요.
송시장이 인천의 노회한 지방관료들에게 포획당한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허구헌날 규정타령만 하며 창조적 혁신을 거부하는 게 지방관료들입니다. 이들의 썩은 정신과 공복정신에 기업들과 국민들은 신물을 내고 있습니다.
송영길 시장은 다시한번 SK석유화학의 공장 현안을 점검해보기 바랍니다. 면적초과 논란은 공장 설립에 관한 규정을 두고 인천시와 SK측이 다른 해석을 보인 데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법조문과 자구에 얽매여 대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일선관료들을 혼내야 합니다. 꾸짖어야 합니다. 이들의 낡은 보신주의와 관료주의가 기업들을 해외로 떠나게 만듭니다.
송영길 시장은 다 지어놓은 천문학적인 공장을 중단시키는 어리석은 행태가 없도록 점검해야 합니다. 면밀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인천시가 SK의 발목을 잡으면 중국의 거대한 화학시장을 다 놓치는 우를 범합니다. 인천시도 늘어날 일자리가 백지화됩니다. 투자가 날아가면 지역경제도 더욱 침체됩니다.
SK공장이 들어설 인근의 식당과 이발소, 생맥주집, 채소가게, 각종 전자 및 유통대리점들도 도루묵이 될 것입니다. 서민경제를 일으켜야 할 시장이 공사중단으로 인한 피해와 부작용을 상상해 보셨는지 걱정입니다. 대기업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진짜 어려운 서민들을 죽이는 몽매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공사 진행률 90%의 SK석유화학 PX공장은 예정대로 공사를 마치고 준공돼야 합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PX제품이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시장을 장악해야 합니다. 선점해서 국부를 창출하고, 달러를 벌어야 합니다. SK가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면 인천시의 일자리도 늘어나고, 재정도 튼튼해집니다.
송영길시장의 인천시와 서구청, SK측이 대화를 갖고 슬기롭게 승인면적 초과라는 사소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인천시의 관료들의 보신주의와 관료주의를 깨야 합니다. 자구에 목매고, 이를 통해 기업들을 괴롭히는 우물안개구리식 지방관료들의 관행과 편협한 사고방식을 창조적 혁신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긴급한 몽둥이로 날려야 합니다. 송영길시장의 리더십이 주목됩니다.
경기도의 김문수지사나 충남도의 안희정도지사는 일자리창출과 투자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수시로 기업관계자들과 만나 투자유치방안을 협의합니다. 세일즈 지사들입니다. 대권주자를 꿈꾸는 지도자일수록 경제활성화와 지역경제 살리기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송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들이 인천에 투자를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투자를 걷어차는 인천시란 오명을 뒤집어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일자리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지도자라는 부끄러운 평가를 받아선 안됩니다. [미디어펜=이의춘 발행인 jungle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