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경기도교육청이 '참된 역사교육' 실현을 목적으로 한 역사교육위원회를 발족했다. 이재정 도교육감은 "대한민국 역사교육의 방향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고, 도교육청은 '대한민국 역사교육의 올바른 방향 제시'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이들이 추구하는 '참된 역사교육'도 '올바른 방향'도 정말 진실 되고 올바른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보다는 전교조가 주창하는 '참교육'의 '참'을 의미하는 것 같다.
애초에 위원회 설치 계획을 발표할 때부터 현 정부의 '국정화 철회'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었으니 그 의도가 다분히 정치색을 띄고 있음은 명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점까지는 단순히 국정화라는 획일적 교과서 발행제도를 반대할 뿐이라는 시각도 존재할 수 있었지만 위원회 구성을 보고 나면 그런 변명조차 불가능하다.
역사교사의 대표성을 지녀 선정됐다는 위원장은 정용택 전 장곡중 교장이다. 그가 가진 역사교사의 대표성은 전교조 산하 전국역사교사모임(이하 전역모) 회장을 역임했다는 이력이다. 전교조의 역사관을 대변하는 인사라는 것이다. 당연히 전역모 회장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전교조 교육자치연구소 대표도 했고. 전교조 단일 후보로 도 교육위원 선거에도 도전한 바 있으니 전교조의 대표성을 지닌 정치인이라고 하는 게 더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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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교육청이 '참된 역사교육' 실현을 목적으로 한 역사교육위원회가 좌파일색으로 꾸려져 올바른 역사 교육이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사진=연합뉴스 |
부위원장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경기도인재개발원 강사로 소개된 박철하 부위원장은 심지어 실질적 정당인이다. 페이스북에도 본인의 소개를 더불어민주당 정당인으로 할 뿐 아니라 2014년 지방선거 때 새정치민주연합 의왕시장 예비후보로도 나선 바 있다. 전교조가 지지하는 정당을 대표한다 볼 수 있다.
박이선 부위원장은 현재는 참교육학부모회(이하 참학) 정책위원이다. 참학이 전교조에 뿌리를 두고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자신들은 별개의 단체라 주장하지만 지금껏 극히 소수의 상안을 제외하고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 그는 그런 참학의 단순한 정책위원도 아니다. 참학 전국 수석부회장, 경기지부장을 지낸 바 있다. 말하자면 명실공히 전교조계열 학부모의 대표성을 지닌 운동가다. 위원장과 부위원장만 봐도 확연한 위원회의 정치색은 위원들의 면면에서 돌이킬 수 없이 확정된다.
학부모 몫의 위원은 참학 몫이나 마찬가지다. 이민애 위원은 현 참학 경기지부장이다. 안기희 위원은 참학 수원지회 사무국장 출신으로 이적단체로 드러나 해체된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수원시 의원 후보자까지 했다.
역사전문가로 내세운 교수들도 비슷한 인사들이다.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장을 역임하고 새정치민주연합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 윤리심판원 원장을 지내고 있다. 사실상 정치인이다.
그의 과거 정치이력은 더 화려하다. 그는 통진당의 전신이자 무상 포퓰리즘의 원조인 민주노동당 창당 시 강령제정위원장을 했다. 당연히 통진당 해산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대회에 참석하고 돌아와 북한체제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이미 김일성 찬양 발언으로 유명한 인사다. "김일성은 자수성가형 민족영웅", "우리 민족에 혜성 같이 나타나 많은 것을 성취한 지도자" 등이 대표적 발언이다. 그 역시 통진당을 옹호한 인사로 재판에서 증언에 나서기도 했다. 통진당 해산 결정에 대해서는 "민주화가 공안 세력들에 의해 짓밟혔다"고 평했다. 안 교수와 한 교수는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을 버린 전력도 있다.
안병우 한신대 교수는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민주통합신당 후보 캠프에서 문화진흥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새정치민주연합 국정교과서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에 참여했다. 그는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의 거리강연에 참여했는데, 이 강연은 전교조가 투쟁 일정으로 홍보하고 민족문제연구소가 책자로 엮어 발행한 바 있다.
황인성 경기평교육센터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역임했다. 이재정 교육감 인수위에도 참여해 단원고 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다. 무엇보다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이하 전국연합)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전력이 있다. 전국연합은 민노총의 전신인 전노협,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대협 등이 소속돼 있던 단체다. 통진당의 주축으로 지목된 이석기 전 의원이 포함된 경기동부연합도 이 단체의 계파다.
위원회에는 법조인도 두 명 포함됐는데 경기도 교육감 고문변호사인 민병덕 변호사는 제35, 36대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의 법률지원단장을 역임했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총괄간사일 뿐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에서 안양 동안갑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서 '안양의 박원순'을 구호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민변 사법위원장이다. 민변 회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그는 통진당 해산심판의 변론을 맡아 최후변론을 한 바 있다. 최근에는 테러방지법 입법 반대 주장도 했다. 그가 소속된 법무법인 향법의 대표는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의 남편이다. 이 법인은 지난해 신은미 종북콘서트 변호도 맡았다.
시민단체 몫은 흥사단에 돌아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흥사단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교육감들을 지지해왔다. 서울의 경우에는 직접 후보를 내고 단일화 작업에도 참여했다.
인적 구성을 보니 한국사 국정화에 대항하겠다는 이 교육감이 가진 소기의 목적에는 적합한 인사들이다. 그러나 올바른 역사교육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애초에 국정화 반대의 이유로 정권이 역사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는 이렇게도 정치적이고 정파적인 위원회 구성할 수 있나 싶다. 그것도 다수가 이미 이적단체로 결론난 통진당의 지지자들이라니 이들이 가진 '올바른 사관'이, '참된 역사교육'의 방향이 어떨지는 뻔한 일이다. 박남규 교육칼럼니스트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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