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도전' 노웅래 여론조사 1위…안대희·강승규 여권분열 속 분투
[미디어펜=한기호 기자]20대 총선에서 신생정당인 국민의당이 제3당 지위 확보에 도전하면서 일여다야(一與多野) 지역구가 속출한 가운데, 서울 유일의 '다여다야' 구도를 형성한 마포구갑은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로 떠올랐다.

야권에선 홍성문 국민의당 후보가 출마해 지역 맹주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성에 도전,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권에선 새누리당 안대희  최고위원이 단수공천을 받자 경선 맞수였던 강승규 예비후보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로 대응하면서 표가 양분됐다.

기호 1번 후보로 나선 안대희 후보는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2004년 대검찰청 중수부장 시절 여야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하면서 '국민검사'로 떠올랐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에는 일명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안겼고 나라종금 퇴출저지 사건 관련 안희정 현 충남지사 등 당시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을 구속하기도 했다. 이후 2012년 7월 대법관 6년 임기를 마쳤으며 2014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사퇴한 경력이 있다. 

대법관 퇴임 후 새누리당에 입당했던 안 후보는 올해 1월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됐다. 당초 부산 해운대구 출마를 노렸지만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구를 받고 마포갑으로 방향을 틀었다.

안 후보는 공약의 큰 줄기로 ▲마포의 교육중심지화 ▲지역균형개발 ▲보육 지원 ▲주민 소통을 통한 낡은 정치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마포갑 '수성'에 나선 더민주는 MBC기자 출신의 재선 노웅래 의원을 다시금 후보로 세웠다. 노 의원은 마포지역에서 5선 국회의원, 민선 1·2기 마포구청장을 지낸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장남으로 전통적인 야세(野勢)를 이어가고 있다.

17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 18대 때 강승규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지만 19대에서 신영섭 새누리당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표차로 따돌리며 마포갑을 재탈환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단수공천을 받은 노 후보는 지역 토박이임을 내세우며 '지역 일꾼론'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교육환경 개선 ▲문화관광형 상권 조성 ▲경의선 대흥역·신안산선 만리재역 신설 등 교통문제 개선 ▲명품 주거 인프라 구축 등을 공약했다.

   
▲ (왼쪽부터)20대 총선 서울 마포구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안대희,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국민의당 홍성문, 무소속 강승규 후보/사진=각 후보 SNS 등 캡처


기호 3번으로는 국민의당에서 단수공천을 받은 홍성문 후보가 나섰다. 홍 후보는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정책연구소 '내일' 실행위원 출신으로 그는 당초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 전신) 소속이었으나, 지난해 12월 안 대표가 탈당 후 신당창당에 나서자 행보를 같이했다.

그는 자신이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기업인 출신으로서 참신성과 전문성을 지녔다는 점, 마포갑 주민 중 약 30%에 달하는 호남 출신이라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홍 후보는 ▲섬유 소상공인을 위한 아파트형 공장 조성 ▲상권 활성화 및 상가임대차보호법 강화 ▲복합 문화단지 조성 ▲청장년 창업·일자리 센터 등을 지역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더민주와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단호히 선을 긋고 있어 야권 표 분산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마포갑은 여권 표 분산효과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역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최근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었지만 안 후보의 단수공천으로 낙천한 강승규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결행, 기호 6번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강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 과정을 '패당 정치'로 규정, "나쁜 정치, 바꾸고 싶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신이 공천배제의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강반장'이라는 별명이 보여주듯 민생경제를 중시한다는 점을 피력한 게 특징이다.

그는 이른바 '6대 갑질'과 그것을 타파할 공약으로 ▲공천갑질-국민경선 법제화 ▲정당갑질-전자 비례대표제 도입 ▲전관갑질-전관예우 연금 중단·처벌 ▲선량(選良) 갑질-주민소환제도 요건완화 ▲은행갑질-민생보호 저금리제도 도입 ▲강사(强社)갑질-대기업 업종 진출제한 및 하도급 불공정행위 처벌기준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밖에 복지국가당 소속 이상이 후보가 기호 5번을 달고 나서면서 마포갑은 다여다야의 난전 양상을 빚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선거결과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8일 보도한 엠브레인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서 오차범위 ±4%포인트. 자세한 조사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노 후보가 41.9%, 홍 후보는 4.4%의 지지를 얻으면서 야권 표를 양분했다. 

안 후보는 27.5%로 노 후보에 크게 뒤지는 가운데 강 후보는 10.5%를 얻으며 여권 표를 나눠가졌다. 안 후보와 강 후보의 지지율을 합치면 38%로, 노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게 된다.

같은 조사 결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37.6%, 더민주는 28.8%, 국민의당(10.4%)과 정의당(8.5%)이 뒤를 이은 것을 감안하면 노 후보는 개인이 야권 전반의 표를 흡수한 반면 여권은 후보간 표 분산 효과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안-강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승패의 큰 변수인 셈이다. 안 후보측은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지만 강 후보는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13 총선 일자를 12일 남겨둔 만큼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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