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부진으로 인해 수익이 급감한 증권사들이 지난해 신규채용 규모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주가 지수는 오를 전망이지만 거래 부진은 여전할 것으로 보여 증권사 신규채용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지난해 상·하반기 대졸공채 신입사원은 모두 27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규채용 인원이 가장 많았던 2010년 942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71.1%) 감소한 것이다.

증권사 채용 규모는 2010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2011년 872명으로 전년대비 감소폭이 크진 않았지만 2012년에는 382명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업계 1위인 KDB대우증권의 경우 지난해 신규채용 규모가 60명에 그쳤다. 2008년과 2009년 각각 150명에 달하는 신입사원을 뽑았지만 5년 만에 절반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동양증권은 매년 100명 안팎의 대규모 공개채용을 실시했지만 2012년부터는 이를 중단했다. 대신 인턴사원을 뽑아 촉탁직으로 전환한 뒤 일정기간이 지나면 직원으로 채용했고, 그 숫자는 8명에 불과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신규채용을 아예 진행하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2010년 222명, 2011년 256명으로 당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인력을 채용했다. 증권업황이 좋지 않아 신입사원 채용이 없었다는 것이 대신증권의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 70명, 신한금융투자 44명, 미래에셋증권 33명, 우리투자증권 31명, 하나대투증권 15명, 현대증권 12명 등으로 대부분 채용 규모가 줄어들었다. 교보증권은 아예 단 한 명의 직원도 뽑지 않았다.

문제는 올해도 증권사 신규채용이 감소하거나 전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신규인력을 채용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 채용 일정이 나오진 않았지만 재직중인 직원도 내보내는 판에 신입사원을 뽑을 여력이 있겠냐"며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권업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신규채용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해 동양증권은 500명, 한화투자증권 300명에 대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SK증권과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인원 감축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