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시대정신은 자유주의…경제민주화는 관료주의·정부규제 병폐 넓혀
   
▲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자유시장경제에 미래 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자본주의는 가장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경제시스템이다. 시장경제 메커니즘을 통해 개인의 이기적 욕망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긍정적 에너지가 된다.

자본주의 방식에 충실할수록 인간의 욕망이 스스로를 발전시켜 자아실현과 성공을 이루어 내고 한정적인 자원을 수많은 경제주체에게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이에 따라 생산과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된다. 인류는 시장경제를 통해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사회의 풍요와 번영, 그리고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실현해왔다.

시장경제의 기본원리에 얼마나 충실한가에 따라 나라마다 운명이 갈렸다. 산업화의 시기도 달랐고 풍요의 기간도 달랐다. 자유의 실질적 내용은 경제적 자유에 있다. 경제적 자유가 삶의 본질적 내용을 결정하며 정치적 자유가 유지될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경제적 자유가 바로 시장경제를 의미한다.

경제적 자유가 확대되면서 인류의 삶은 점차 나아졌다. 시장은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이다. 사람들은 시장을 통해 경제문제를 해결했다. 시장경제가 어떻게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왔는지 살펴보는 것은 미래를 위한 일이다. 지금 우리 사회와 세계가 직면해있는 경제적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올바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와 번영을 위협하는 평등주의 함정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시장경제의 힘을 18세기에 깨달은 학자이다. 그는 중상주의에 맞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경제성장의 원인을 밝혔다. 경제를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는 것이 번영을 위한 올바른 선택임을 제시한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시장의 자생적이고 본능적인 질서를 꿰뚫어 보았다. 도덕 자본이 충실한 사회에서 경제교류는 안정적으로 확대된다. 시장 중심의 질서가 혁신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민간의 행위에 개입하면 시장 내 메커니즘이 무너져 자생적 질서가 파괴된다. 그렇기에 국가의 역할은 법을 통해 개인이나 시장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는 법치 기반을 제공하는 것으로 한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소비가 모든 생산의 유일한 목적이고 생산의 방향을 무의도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조종하는 게 소비자의 역할이다”라며 소비자주권론을 제시한 인물도 애덤 스미스다. 소비자주권을 실현하기 위해서 자유로운 경쟁이 필요하다 것이다. 자유경쟁으로 새로운 분업, 신상품, 신기술 개발 등이 등장한다. 이는 결국 소비자의 효용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경제민주화가 포퓰리즘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김종인 대표의 경제민주화는 정부 개입을 통해 인위적으로 시장을 조정하는 것이다./사진=연합뉴스


자유경쟁을 통해 인간의 끊임없는 개선, 자발성을 근간으로 하는 자유주의 세계는 번성했다. 하지만 평등주의와 사회주의의 도전도 거셌다. 마르크스의 영향을 받은 공산권 국가들의 도전, 자유국가들 내에서의 사회주의 세력의 도전을 받았다. 특히 선진국들에서는 정부의 비대화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선진국 가운데 많은 나라들이 평등주의와 개입주의의 함정에 빠졌다.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가 20세기에 폭 넓은 지지를 받았다. 여러 나라에서 공산정권이 세워졌고, 자본주의 내에서도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다. 경제가 성장한 선진국에서도 개입주의와 평등주의가 폭 넓게 세력을 넓혔다.

경제적 여유가 늘어나고 민주주의가 보편적 정치체제로 자리 잡으면서 평등주의 유혹은 복지를 통해 퍼진다. 정치인들은 무분별한 복지 정책을 남발하고 정부의 재정은 악화되었다. 개입주의는 주로 시장이 실패했으니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통해 힘을 얻었다. 특히 경기순환에 대응해 정부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은 사람들을 유혹하는 함정이 되었다.

사실 경기 불황은 시장의 조정 능력을 통해 해소된다. 정부는 부실한 부분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시장 기능을 돕는 것이 최선이다. 시장친화적 제도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다. 하지만 정부가 불황을 직접 나서서 극복할 수 있다며 지원하고 개입하고 통제하게 되면 부실한 부분은 오히려 구조화되고 불황은 장기화 된다.

평등주의자들의 개입주의 정책들이 자유를 위협할 때 그 문제를 지적하고 자유주의를 전파한 사상가들이 있다. 미제스와 그의 제자인 하이에크다. 미제스는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능력을 설파했다. 만약 시장기능을 믿지 않고 정부가 개입하게 되면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을 초래해 경제는 또 다른 규제를 불러와 악순환에 빠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하이에크는 자생적 질서를 강조한다. 그는 경제 문제를 지식의 문제로 보았다. 인간의 지식은 극히 제한되어 있기에 20세기에 유행한 계획경제와 시장통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즉 정부는 개인, 기업의 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작은 정부로 나가 가야 한다는 의미다.

   
▲ 경제자유를 위협하는 정부개입주의는 규제와 재정 확대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는 기업에 자유가 아니라 족쇄를 채우는 일에 열심이었다./사진=미디어펜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허용해야

지금 우리 사회는 위축되고 경제적 위기에 처해있다. 특히 한국은 관료주의와 정부규제가 강하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시장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경제자유를 위협하는 정부개입주의는 규제와 재정 확대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이제는 경제자유를 높이는 정책들이 강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성공하는 사회에는 민간의 창의력과 시장에 대한 믿음이 있다. 기업에게 자유를 주는 일은 곧 우리의 자유를 증진시키는 일이 된다. 자유기업주의는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핵심이 된다.

21세기 시대정신은 자유주의이다. 자유주의는 우리 사회를 열린사회로 이끈다. 또한 자유주의만이 우리 사회를 진보로 이끌 수 있다. 자유의 길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참고자료

권혁철·김이석·송원근·안재욱·정기화, 『세계 경제를 바꾼 사건들 50』, 북앤피플, 2015
김승욱 편, 『자유주의 자본론』, 백년동안, 2016
김영용, 『기업; 기업! 그 본질을 바로 알자』, 프리이코노미스쿨, 2014
김이석, 『번영은 자유주의로부터』, 나남, 2013
민경국, 『경제사상사 여행』, 21세기북스, 2014
안재욱, 『흐름으로 읽는 자본주의의 역사』, 프리이코노미북스, 2015
최승노, 『정의로운 체제, 자본주의』, 프리이코노미스쿨, 2014

(이 글은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이 2017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PS) 서울총회 조직위원회 주최로 지난 3월 30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신춘 경제적자유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토론문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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