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선 더민주 선대본부장 "수도권 3자구도 예상 접전지 50곳 이상"
문재인 "후보자 차원 단일화라도" 안철수 "험한 길 굴하지 않고 가겠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4·13 총선 투표용지 인쇄 시작일인 4일에 접어들어 추가로 투표용지에 후보 '사퇴' 표기가 불가능하게 되면서 더 이상의 효과적인 야권 단일화는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표용지 인쇄 뒤에도 후보단일화는 가능하지만, 사퇴한 후보자명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남아 무효표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직전 단일화는 그 효과보다 유권자들의 반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국 선거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승부처'인 수도권 122곳 중 104곳이 일여다야(一與多野) 지역이다. 이 중 50여곳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3당 대립구도가 유지되면서 여야 1대 1 구도 형성에 실패, 난전 양상을 띠게 됐다.

정장선 더민주 선거대책본부장은 야권단일화 '데드라인'인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도권에서 3자 구도가 예상되는 지역이 50곳 이상일 정도로 심각하고, 접전지가 늘어나고 있다"며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인 ±5%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는 어려워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 이 문제에서 벗어나겠다"고 했다. 당 차원의 단일화 논의를 포기한 셈이다.

   
▲ 4·13 총선 투표용지 인쇄 시작일인 4일에 접어들어 추가로 투표용지에 후보 '사퇴' 표기가 불가능하게 되면서 더 이상의 효과적인 야권 단일화는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자료사진-연합뉴스


이런 위기감에 같은날 수도권 더민주 후보 3명은 무더기로 야권단일화를 공개 제안했지만 서울 중구성동구을에서만 이지수 더민주 후보와 정호준 국민의당 의원이 단일화 방식에 합의했을 뿐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서울 강서병의 경우 지난달 31일 더민주 한정애 의원과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가 일찌감치 후보단일화 합의문에 서명, 발표까지 마쳤지만 이달 1일 국민의당 지도부의 제동으로 합의가 책임론 공방으로 번져 사실상 무산됐다.

인천에서 더민주와 정의당이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뒤 '야권단일후보' 명칭 사용을 시도했으나 국민의당이 항의, 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받아들여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안양동안을에선 박광진 국민의당 후보가 후보 등록을 포기하고 이정국 더민주 후보 지지를 선언했지만 이 후보와 정진후 정의당 의원간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내 첫 단일화가 성사된 경기 수원병(더민주 김영진)을 비롯해 수도권 외 강원 춘천(더민주 허영), 경남 창원 성산(정의당 노회찬) 경남 양산을(더민주 서형수) 부산 사하갑(더민주 최인호) 울산 북구(무소속 윤종오) 등 6곳이 그나마 단일화 성과로 꼽히고 있다.

더민주는 이처럼 지지부진한 야권단일화 대신 향후 정부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정 본부장은 "앞으로 우리당에서 단일화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 초반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야야(野野)갈등을 비춰졌는데 앞으로는 여당과의 1대 1 구도를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선거 초반 관심이 야권단일화로 쏠리면서 여권 심판론이 부각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에서 새누리당이 180~200석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개별 후보자 차원의 단일화 움직임은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3일 서울 동작갑 김병기 후보와 신대방 성당 미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판세를 보더라도 국민의당과 우리 당이 연대만 한다면 판세를 역전해서 당선시킬 수 있는 곳이 20곳 정도 된다"고 강조하며 "후보자 차원에서라도 활발하게 단일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같은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은 정치 변화 그리고 정권교체를 위해 태어난 당"이라며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 험하고 고통스러워도 굴하지 않고 가겠다"고 연대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 추가 야권단일후보 탄생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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