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된다면 국정은 바퀴빠진 자전거처럼 제자리에 멈출 것"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지도부는 4·13 총선을 엿새 앞둔 7일 지역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대거 상경, 중앙선대위 긴급회의를 열고 당내 공천갈등으로 등돌린 지지층에게 거듭 읍소했다.

과반 의석 미달을 우려, 지난 4일 가진 긴급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회의에 앞서 당 지도부는 전날 청년당원들과 함께 제작한 '반성과 다짐의 노래'(반다송) 이날 인터넷에 공개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여 선대위 회의 시작 전 일제히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소중한 한표' '부탁드립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회의장 주변 당직자들도 같은 내용의 피켓을 들고 가세했다. 

   
▲ 새누리당 지도부는 7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여 선대위 회의 시작 전 일제히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소중한 한표' '부탁드립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했다./사진=미디어펜


김무성 대표는 회의에서 "이번 공천과정에서 국민 눈밖에 나는 잘못을 하고 너무나 실망시켜드린 것에 대해 저희 당을 성원해주신 국민들께서 맘이 상하셔서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투표할 마음이 사라져 집권여당이 일대 위기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잠시 자만심에 빠져 국민 여러분과 공감하지 못하고 집권여당이 가야할 길에서 옆길로 새는 모습을 보였다"며 "오늘 이 순간부터라도 집권여당이 꼭 갖춰야 할 국정을 위해 노력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의 덕목을 되찾을 수 있도록 각오를 새롭게 다지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저희 당의 국회 과반수가 깨지고 운동권 세력이 지배하는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 정말 국정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20대가 식물국회가 되고 식물정부, 식물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서 "다시 한 번 저희에게 기회를 주시고 도와주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친박(親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도 "국민들이 경고하는데 우리 당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당의 맏형인 제 책임도 있다"고 언급한 뒤 "(당은) 내부결속을 통해 국민의 충복임을 증명해 국민들께 드린 약속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집권 과반이 무너지면 국회뿐아니라 정부도 무력화된다. 식물국회를 넘어 식물정부로 북핵위협과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라며 "이번 총선에서 꼭 투표해주시길 바란다. 국민이 뜻을 보이시고, 주권의 책임을 다해주시길 바란다. 나라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 새누리당 지도부는 7일 중앙선대위 회의 후 당내 화합을 상징한다는 차원에서 회의장 내에서 비빔밥을 함께 먹었다./사진=미디어펜


원유철 원내대표도 "당 자체 판세 분석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소야대가 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당이 공천과정에서 국민들의 정치혐오 인식을 더욱 높였고 특히 지지층들에게 투표를 포기할만큼 큰 실망을 안겨드렸기 때문"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원 원내대표는 "북한발 안보위기와 세계적 경제위기라는 미증유의 복합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저희가 못마땅하더라도 국민여러분들께서 박근혜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한다"며 "만일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돼버린다면 마치 바퀴빠진 자전거처럼 제자리에 멈춰 앞으로 나가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권을 안보·경제·민생을 포기한 '3포세력'으로 규정하고 "대표 얼굴만 잠시 바꾼 더불어민주당, 파란 옷에서 녹색 옷으로 옷만 바꿔입은 국민의당 두 당은 마비전문 정당"이라며 "더민주와 국민의당 의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안보, 경제, 민생은 마비될 것이다. 국회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 우리 국회는 포기국회, 식물국회가 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회의 후 지도부는 당내 화합을 상징한다는 차원에서 회의장 내에서 비빔밥을 함께 먹기도 했다.

한편 앞서 새누리당 홍보본부는 이날 이른바 '반다송'을 공개했다. 반다송 동영상에는 당내 갈등의 중심에 주요인사와 중진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 최경환 의원, 황우여 나경원 의원, 오세훈·안대희 후보 등이다.

반다송엔 선거송 픽미(pick me) 같이 활기찬 모습이나 '무성이 나르샤'와 같은 패러디 요소 대신 절절한 반성과 다짐이 담겼다. 영상에서 당 지도부는 굳은 얼굴로 양손을 모은 채, 청년당원이 선창으로 "정신차려요" "일하세요" 등 질책을 하면 다짐을 약속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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