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김태우·이미경 기자] 삼성과 LG, 현대차 등 대기업이 서울을 연구개발(R&D)의 전초기지로 삼고 다양한 미래전략을 구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서초구 우면동에 소재한 삼성전자의 서울 R&D 캠퍼스, LG가 운용중인 양재동 서초 R&D 캠퍼스와 현재 강서구 마곡동에 건설하고 있는 LG사이언스파크가 그 중심에 있다. 현대차 양재동 사옥도 향후 연구개발센터로 변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기업이 서울을 연구개발 기지로 선택한 것은 고급 연구인력을 보다 쉽게 유치할 수 있는 한편 최적화된 연구개발 환경을 통해 신사업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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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서울 R&D 캠퍼스 전경. 이곳은 2012년 7월부터 33만㎡(10만평) 규모로 조성, 전체 6개 동으로 이뤄진 첨단 R&D 센터로, 삼성전자의 디자인,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총집결시킨 '소프트파워'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삼성전자 |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초사옥에서 근무하던 디자인 부문과 수원디지털시티 연구개발 인력 5000명 이상이 최근 삼성 서울 R&D 캠퍼스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의 수용 규모는 최대 7000여명 수준이다.
연구센터 명칭은 삼성전자 집단지성시스템 '모자이크(MOSAIC)'를 통해 임직원들이 직접 지었다. 2012년 7월부터 33만㎡(10만평) 규모로 조성됐고 전체 6개 동으로 이뤄진 첨단 R&D 센터다.
삼성 서울 R&D 캠퍼스는 삼성전자 최초의 서울 소재 연구소로 대학 캠퍼스와 같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딱딱한 연구소가 아니라 개방과 혁신이 강조된 사무환경으로 꾸며졌는데, 주변 녹지와 어우러지는 친환경 시설도 갖췄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서울에 소프트웨어(SW) 연구소, 수원에 모바일·디지털 연구소, 화성에는 반도체 연구소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각각 갖추게 됐다.
삼성 서울 R&D 캠퍼스에는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소프트웨어센터 임직원 등이 이전해 근무 중에 있다. 또 삼성전자의 디자인,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총결집한 '소프트파워 중심'이 될 전망이다.
또한 이곳은 담을 없앤 열린 공간으로 운영해 지역 주민의 쉼터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주택가와 인접한 건물의 경우 조망권·일조권을 감안해 층수를 낮추는 등 주민과의 소통에 힘을 쏟았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자연 친화적인 명품산책길과 조각공원 등을 조성해 우면산과 주변 마을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연구소로 만들고, 연구원들의 활발한 창의활동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서울 R&D 캠퍼스 입주 완료로 국내 IT전자업계는 서울 소재 연구단지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이미 양재동 서초 R&D 캠퍼스에 3000여명의 인력이 입주해 있다. CTO(최고기술책임자) 조직 연구소의 선행기술 연구원들이 이곳에서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1단계 입주를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 융복합 연구단지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 중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약 5만3000평)의 부지에 건설 중이며, 연구시설 18개 동이 들어선다. 완공 시기는 2020년으로 사업비 약 4조원이 투입된다.
연구단지 연면적은 111만여㎡(약 33만7000평)이다. 연면적 기준으로 LG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존 연구소인 LG전자 서초 R&D 캠퍼스의 약 9배, LG그룹 본사 사옥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2배 크기다. 부지 면적으로 따지면 삼성의 서울 R&D 캠퍼스(4만6900㎡)보다도 훨씬 큰 규모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0개 계열사의 선행연구 조직이 입주하는데, 내년 1단계 공사 준공 이후 계열사가 자리를 옮기게 된다.
2020년 연구단지가 완공되면 전자·화학·통신과 에너지·바이오 분야의 연구인력 2만5000여명이 LG사이언스파크에서 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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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곡 LG사이언스파크 건설 현장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 세번째)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0개 계열사의 선행연구 조직이 입주할 예정이다. / LG그룹 |
LG는 사이언스파크가 융복합 연구와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선도 제품과 차세대 성장엔진을 발굴하는 그룹의 첨단 연구개발(R&D) 메카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융복합 연구 기반의 제품·서비스 개발과 시장 발굴로 연간 고용창출 약 9만명, 생산유발 약 24조원의 경제효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LG는 전망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014년 10월 열린 기공식에서 "LG사이언스파크는 다방면의 두뇌들이 모여 창조적 혁신을 추구하는 우리나라 최대 융복합 연구 단지가 될 것"이라며 "수만명의 인재를 유치하고 육성해 기술과 산업간 융복합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구본무 회장은 또 "서로의 지식을 모으고 녹여 낼 수 있는 열린 공간과 생각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LG사이언스파크를 서울의 국제적 명품 R&D 랜드마크로 만들어 창조경제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첨단 R&D 시설 외에도 융복합 연구에 최적화한 소통 공간과 메커니즘을 갖추게 된다. 연구동 내부 공간 구조를 과제 특성에 따라 언제든 바꿀 수 있도록 유연성에 초점을 맞춰 설계할 계획이다.
사이언스파크 중심부에는 연구원들이 소속 회사와 관계없이 모여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그린기술(GT) 등의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공동실험센터와 통합지원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집단지성으로 이를 발전시키는 R&D 통합포털과 테마별 연구동아리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4년 당시 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렸던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품에 안으면서 기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을 연구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의 양재동 사옥 활용 방안은 한전 부지에 건립될 초고층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로 그룹 계열사들이 모두 입주하게 되는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한때 뚝섬 부지로 사옥 이전을 추진했을 때도 양재동 사옥을 연구소로 활용하는 계획안을 수립한 적이 있다.
현대차가 2000년 사들인 양재동 사옥은 당초 서관 건물 한 동만 있었으나 회사가 커지면서 2006년 동관 건물을 지어 현재 쌍둥이 빌딩의 모습을 갖췄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양재동 사옥의 구체적인 활용계획이 만들어지진 않았지만 2021년 현대차그룹 GBC가 완공되면 현재 양재동 사옥은 현대차그룹의 선행연구단지로서 충실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