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까지 실시된 각 여론조사 결과…야권단일화·지역 분위기와의 괴리 '변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충청권은 전통적으로 전국 선거 승패를 가르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곳으로 여야 모두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지역이다. 올해 여야간 선거구 획정안 합의로 기존 25석에서 27석(충북 8·대전 7·충남 11·세종 1)으로 의석이 늘면서, 여야가 기반을 둔 대구·경북(25석) 호남권(29석)에 못지 않은 중요도를 지니게 됐다.

충청권은 1996년 15대 총선 이후 20년 만에 지역 정당 없이 총선이 치러진다. 자민련과 자유선진당 등 과거 지역정당은 보수 성향이었던 데다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선진통일당(자유선진당 전신)과 새누리당이 통합 후 분열 요소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여권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당대 당 차원 야권 연대가 무산된 것은 물론 개별 후보간 단일화 성사여부마저 불투명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 진영은 위기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4.13 총선이 닷새 남은 시점인 8일 충청권을 대상으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새누리당이 전반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결과들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인 이달 7일 전까지 진행됐다.

◇새누리, 충북 8개 지역구 중 5곳 우세·3곳 박빙 우세

8개 지역구를 보유한 충북은 새누리당이 5곳에서 두드러지게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청주지역 4곳(상당, 서원, 흥덕, 청원) 중 상당을 제외한 3곳에서 1-2위 후보간 오차범위 내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CJB청주방송과 청주·충주MBC(방송 3사)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6일 실시한 2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주 상당구에서 정우택 새누리당 후보(46.1%)가 한범덕 더민주 후보(33.4%)보다 12.7%p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앞서 방송 3사가 지난달 26~27일 실시한 1차조사에서 정 후보(31.4%)가 한 후보(27.3%)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 것과는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2차 조사에서 부동층(38.4%→18.3%)이 크게 줄면서 정 후보 지지세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서원구의 경우 방송 3사 2차조사 결과 최현호 새누리당 후보(37.7%)가 이 지역 현역 3선 의원인 오제세 더민주 후보(35.8%)와 불과 1.9%p차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차조사에선 최 후보(26.9%)가 오 후보(28.1%)에게 1.2%p차로 뒤지고 있었으나 이번엔 순위를 맞바꿨다.

흥덕구는 방송 3사 2차조사에서 송태영 새누리당 후보가 31.4%, '포스트 노영민'을 자처한 비례대표 초선 도종환 더민주 후보가 30.0%를 기록하며 역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1차조사에선 도 후보(23.9%)가 송 후보(21.3%)를 2.8%p차로 앞섰지만 반전된 셈이다.

KBS청주·한국갤럽이 3~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송 후보(31.9%)는 도 후보(29.3%)에게 근소 우위를 점했다.

청주 내 또다른 접전지로 분류되는 청원구는 방송 3사 2차조사에서 오성균 새누리당 후보가 33.9%를 기록, 현역 3선 의원인 변재일 더민주 후보(29.8%)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1차 조사에선 오 후보(28.1%)가 변 후보(22.1%)를 6%p 앞섰지만 두 후보간 격차가 줄었다.

청주시 외 지역은 여당 강세가 두드러졌다. 제천·단양은 방송 3사 2차 조사에서 권석창 새누리당 후보가 과반에 달하는 50.4%를 기록하며 19.7%의 이후삼 더민주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1차 조사 당시보다 더욱 차이가 벌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보은·옥천·영동·괴산의 경우 현역 초선 의원인 박덕흠 새누리당 후보(50.4%)가 과반의 지지율로 이재한 더민주 후보(21.6%)를 가볍게 제쳤다. 두 후보의 대결은 4년 만의 '리턴매치'로 이목을 끄는 사안이었다.

증평·진천·음성에서도 현역 초선 의원인 경대수 새누리당 후보가 41.2%의 지지율을 보이며 임해종 더민주 후보(24.6%)를 16.6%p차로 앞섰다.

◇충남 11곳, 여소야대지역 눈에 띄어…이인제 7선 도전 난항

충남은 천안을, 천안병, 아산을 등 지역구에서 야권 우세가 점쳐지고 있으며, 논산·계룡·금산에선 1-2위 후보간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천안갑의 경우 굿모닝충청·리얼미터가 5~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찬우 새누리당 후보(40.4%)가 한태선 더민주 후보(30.9%)를 9.5%p차로 앞섰다. 다만 3위의 이종설 국민의당 후보가 16.9%를 점해 야권 후보단일화를 고려하면 박 후보가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천안을은 더민주가 '자체 우세'로 분류한 지역으로, 실제로 새누리당이 열세를 보이고 있다. YTN·마크로밀엠브레인이 3~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최민기 새누리당 후보(27.3%)는 지역구 현역인 박완주 더민주 후보(42.2%)에게 14.9%p차로 크게 뒤졌다. 다만 비슷한 기간인 4~5일 실시된 충청투데이·리얼미터 조사에선 최 후보(31.0%)와 박 후보(37.4%)간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6.4%p로 나타났다.

신설 선거구인 천안병은 천안갑 현역 의원이지만 이곳에 출마한 양승조 더민주 후보가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가 가중값 배율기준 위반 판정을 받고 인용·공표가 금지된 바 있다. 여론은 '안갯속'이지만 더민주는 이 지역을 자체 우세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공주·부여·청양은 2~3일 실시된 대전일보·충청한길리서치 조사 결과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45.3%)가 비례대표 초선 의원인 박수현 더민주 후보(29.5%)를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

보령·서천은 보령시민신문이 윈폴에 의뢰, 4~5일 실시한 조사결과 현역 초선 의원인 김태흠 새누리당 후보(55.0%)가 서천군수 3선 출신의 나소열 더민주 후보(31.7%)로 김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갑은 인터넷 신문사인 C뉴스041이 윈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3일 실시한 조사에서 현역 재선 의원인 이명수 새누리당 후보(54.37%)가 이위종 더민주 후보(28.66%)의 2배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했다.

배방·탕정 등 신도심을 주축으로 이번 총선에서 신설된 아산을의 경우 지금까지 공식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없다. 더민주가 '경합 우세'로 자체 분류하고 있다.

서산·태안은 한상율 예비후보가 새누리당 공천 탈락에 불복, 무소속 출마하면서 '여권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여권 강세로 야권의 '어부지리' 가능성은 낮다. 1~2일 실시된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 성일종 새누리당 후보(37.1%)가 각각 2, 3위를 점한 한상율 후보(20.9%), 조한기 더민주 후보(19.8%)를 15%p 이상 차이로 눌렀다.

논산·계룡·금산의 경우 더민주 충남도당이 리얼미터에 의뢰, 2~3일 실시한 조사 결과 7선에 도전하는 이인제 새누리당 후보(42.9%)가 김종민 더민주 후보(36.4%)를 6.5%p차로 앞섰다. 3위인 이환식 국민의당 후보가 13.7%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야권 후보단일화가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남아 있다.

이밖에 당진은 공식 여론조사 결과가 없지만 새누리당이 자체 경합 우세로 분류한 바 있으며, 홍성·예산에선 충청투데이·리얼미터 4~5일 조사결과 홍문표 새누리당 후보(39.7%)가 강희권 더민주 후보(19.7%)의 2배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했다.

◇세종시, '무소속 강행' 이해찬 vs '어부지리' 박종준 눈 쏠려

단일 선거구인 세종시는 국무총리 출신이자 현역 6선의 이해찬 의원이 더민주 공천 탈락에 불복,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여론의 관심이 쏠린 지역이다.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가 이해찬 후보의 아성에 도전 중인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의 우세 또는 '초접전' 양상으로 분석이 엇갈렸다.

5~6일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에서 박 후보(35.2%)는 이 후보(34.5%)와 0.7%p차 초접전을, KBS와 연합뉴스 의뢰로 코리아리서치센터가 3~5일 실시한 조사에선 박 후보 34.4%-이 후보31.3%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 나타났다.

반면 5~6일 서울경제·리얼미터 조사에서 박 후보(35.8%)는 이 후보(26.3%)를 9.5%p차로 앞섰고, 3~4일 문화일보·포커스컴퍼니 조사에선 박 후보 39.2%-이 후보 31.9%로 7.3%p의 격차를 보였다. 특히 2~5일 SBS가 TNS코리아에 의뢰, 실시한 조사에선 박 후보가 지지율 42.9%를 기록하며 28.0%의 이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이 후보의 열세 극복을 위해선 야권 후보단일화가 절실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지역에 출마한 문흥수 더민주 후보가 자신이 양보하는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어 성사 가능성이 낮다.

◇대전 7곳, '엎치락 뒤치락' 판세 예측불허지역 속출

대전은 동구, 중구, 유성갑 세 군데 정도에서만 새누리당 우세가 엿보이는 등 타 지역보다 야세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는 지난달 28~29일 충청투데이·리얼미터 조사 결과 이 지역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이장우 새누리당 후보(39.0%)가 강래구 더민주 후보(21.2%)를 17.8%p차로 앞섰다. 선병렬 국민의당 후보가 14.6%, 무소속 출마한 정구국 이대식 후보는 각각 3.1%와 2.7%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강래구 이대식 선병렬 후보는 당초 야권 단일화를 함께 논의했지만 선 후보가 이탈하고 나머지 두 후보만 단일화에 합의,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 후보로의 단일화 사실을 밝혔다.

중구는 이 지역의 맹주인 6선 강창희 새누리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무주공산이 된 곳으로, 정치신인끼리 맞붙었다. 4~5일 충청투데이·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이은권 새누리당 후보가 48.4%로 1위, 송행수 더민주 후보(26.8%)와 유배근 국민의당(14.2%)후보, 송미림 무소속 후보(4.1%)가 그 뒤를 이었다.

서구을은 여론조사기관마다 결과가 엇갈린 가운데 야권 강세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앙일보·엠브레인이 지난달 31일 조사, 이달 6일 발표한 조사에서 현역 의원인 박범계 더민주 후보(34.7%)가 이재선 새누리당 후보(32.4%)에게 오차범위 내 우위를 점했다. 

반면 대전일보·충청한길리서치가 2~3일 실시한 조사에선 이 후보(40.3%)가 박 후보(24.6%)에게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으며, 굿모닝충청·리얼미터 5~6일 조사에선 이 후보(38.5%)가 박 후보(34.3%)에게 4.2%p차로 오차범위(±4.3%p) 내 우위를 점했다. 판세 예측이 쉽지 않은 가운데 10% 이상의 지지율을 보유한 국민의당·정의당 후보들과 박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현역 의원이 없는 유성갑은 1~2일 대전일보·충청한길리서치 조사결과 진동규 새누리당 후보(36.1%)가 조승래 더민주 후보(24.9%)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다만 고무열 국민의당 후보가 16.4%, 강영삼 정의당 후보가 7.5%를 점하는 등 여소야대 판세로 인해 야권 단일화 여부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신설된 유성을 선거구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엇갈리는 선거구 중 하나다. 3~5일 실시된 YTN·마크로밀엠브레인 조사에 따르면 현역 의원인 이상민 더민주 후보(48.6%)가 김신호 새누리당 후보(25.4%)를 23.2%p차로 따돌리고 있다.

반면 1~2일 대전일보·충청한길리서치 조사에선 이 후보(33.2%)와 김 후보(28.4%)간 4.8%p로 상대적으로 적은 격차가 난 바 있으며, 5~6일 굿모닝충청·리얼미터 조사에서 김 후보(34.9%)가 이 후보(32.3%)를 오차범위 내로 앞선 결과가 나오기도 해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대덕구의 경우 현재까지 발표된 공식 여론조사결과가 없지만 지역구 현역인 정용기 새누리당 후보가 우세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박영순 더민주 후보와 김창수 국민의당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김 후보측에서 협상 중단을 공식 선언해 단일화 성사는 요원하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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