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은행들이 '일임형 ISA' 판매에 나선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기업은행 등 4개 은행은 이날부터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을 내놓는다.
ISA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금융소비자가 직접 ISA에 담을 금융상품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신탁형'과 금융회사가 포트폴리오 구성까지 해주는 '일임형'이다.
지난달 ISA가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일임형ISA는 증권사만 판매해 왔다. 일임형 상품 판매 업무를 해본 일이 없는 은행들로선 '준비'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ISA 출시 직후 대다수 가입자들은 은행을 통한 가입을 선호했다. 많은 시민들에게 증권사보다는 은행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금융창구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일임형ISA라는 무기를 필두로 은행권을 빠르게 추적해 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29일까지 ISA 계좌수는 102만7633개, 가입금액은 5881억 8000만 원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 은행을 통한 가입은 93만 9829명으로 집계돼 전체 91.5%를 점유했다.
계좌 숫자에 비해 가입금액의 경우는 은행이 3337억 1000만원으로 전체의 56.7%에 불과했다. 반면 증권사는 2539억 5000만원으로 43.2%를 차지했다. 가입금액이 불과 700억 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은행에서 가입한 신탁형ISA 가입자들의 다수가 일단 계좌만 만들어놓는 방식으로 ISA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알짜 고객'은 증권사들을 통해 ISA에 가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 은행들이 일임형ISA를 출시하는 것이 어떤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은행들의 일임형ISA 출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10개 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과당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 측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으며 금감원이 적기에 미스터리 쇼핑(암행 감찰) 시행 등의 방법으로 문제점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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