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13일 실시된 20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제1당 지위마저 내 주며 대패하고,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20석)의 2배 가까운 의석을 확보하면서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현실화됐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확보한 의석은 122석(지역구 105+비례 17), 더민주는 123석(110+13), 국민의당 38석(25+13), 정의당 6석(2+4), 무소속 11석 등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 무력화가 가능한 180석은커녕 무소속 후보들의 탈당 전 의석수(157석) 회복도 넘볼 수 없게 됐다. 생환한 무소속 후보들이 전원 복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최악의 시나리오'인 145석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탈당 의원 가운데 2명 이상 복당해야 원내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수 있어 '복당 불가론'을 주장했던 친박계의 입지도 좁아질 전망이다. 총선 참패를 둘러싼 지도부 책임공방도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의 향후 국정 운영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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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실시된 20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제1당 지위마저 내 주며 대패하고,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20석)의 2배 가까운 의석을 확보하면서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현실화됐다./자료사진=연합뉴스 |
야권은 더민주 122석과 국민의당 39석, 정의당 6석, 무소속 4석(이해찬 홍의락 김종훈 윤종오 당선자) 을 합쳐 총 171석을 확보,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면서 내년 대선가도에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더민주는 광주 전 지역구를 국민의당에 내주는 등 호남에서 크게 밀렸지만 여당의 텃밭인 영남에서만 9석을 차지하고 수도권에서도 예상 밖의 압승을 거둬 최다 의석 정당이 됐다.
다만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2석을 얻는 데 그쳐 야권의 역학 관계에서 불리한 입지에 처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호남 28곳 중 23곳에서 이기고, 정당 지지도 급상승으로 더민주와 동등한 비례대표 의석(13석)을 가져가 제3당 입지를 확고히 했다. 향후 국회에서 확실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전망이다.
그러나 호남을 제외한 거의 전 지역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한 지역정당 성격을 띠게 됐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한편 제3당이 선거를 통해 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50석을 얻은 뒤 처음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대립할 때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정당이 등장해 타협 정치 위주의 국회 운영으로 변화가 생길지 기대를 모은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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