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결과는 자초한 것...천막당사 시절 각오 다져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이 20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는 물론 원내 제1당 사수에도 실패하자 14일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직 사퇴를 선언하고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지도부 공백에 따라 당무를 이끌어 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국민 여러분께선 매서운 회초리로 심판하셨고 저희는 선거에서 참패했다"며 "선거 참패의 모든 책임을 지고 오늘부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결과는 새누리당이 자초한 것으로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라는 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앞으로 당의 모든 사고와 행동은 오로지 국민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민과 어렵고 힘든 계층을 위해 한없이 낮은 자세로 따뜻한 보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여러분이 바라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으로서 안보를 지키고 경제를 살리며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20대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하고, 박근혜 정부가 마지막 임기까지 국정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는 물론 원내 제1당 사수에도 실패하자 14일 김무성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당 지도부 역시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다./사진=미디어펜

김 대표에 이어 일찍이 총선에 불출마한 김태호 최고위원, 황진하 사무총장 등이 사의를 표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말만 하는 혁신보다 실천하는 변화의 처절한 몸부림을 보여야 할 때"라며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되고, 우리의 오만함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해야 된다. 정부여당으로서 무능함에 대해서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밑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어 "2004년도 탄핵정국에서의 천막당사 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때 국민은 다시 시작하라는 기회로 121석을 우리에게 줬다. 이번엔 122석"이라면서 "저도 갖고 있는 모든 직에서 물러나겠다. 내려놓겠다. 정말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사의를 밝혔다.

이로써 새누리당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김 대표와 김 최고위원이 사퇴하고, 이인제 김을동 최고위원은 전날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지도부는 사실상 와해됐다. 

비대위 체제 전환 여부와 관련, 원유철 원내대표는 해단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오후나 다음날 아침에 전체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비대위 구성 관련) 최고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짧게 답했다.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을 당 대표가 임명하도록 돼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은 황 사무총장은 "아직 누가 하면 좋겠다는 게 결정되거나 내심으로 생각하거나 그런게 확정이 안 된 상태"라며 "최고위 거쳐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느냐는 질문엔 "아직 그걸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고 답했다.

새누리당은 지도부 이르면 5월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대위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 시기와 방식 등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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