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선거에서 살아돌아온 ‘친문’을 포함한 ‘범친노’ 세력이 다수인데다 소위 ‘김종인 키즈’로 불리는 ‘친김’ 세력도 만들어졌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당에 2기 비대위를 구성하고 여전히 당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쓸데없는 정체성을 내세우면 안된다. 더민주가 모습을 바꿔야 호남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스스로 “당대표에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빠르면 6월 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후보로 김 대표 이름도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당 일각에서 “김 대표를 당대표로 추대해야 한다”거나 “김 대표도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엇갈려 나오는 것은 김종인 당대표로 대선을 치러야 승리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복당을 예고하고 있는 이해찬 의원은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지난 낙천에 대한 울분을 터트리며 “김종인 사과부터 받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가 당대표로 나서려고 할 경우 친노세력을 결집시켜 결사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의 결탁이 얼마나 탄탄하게 유지될 지에 따라 차기 당권이 결정될 전망이다.
문 전 대표가 차기 대선을 목표로 김종인 대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킹 메이커를 맡길지, 다시 자신감을 되찾은 친노세력이 이해찬 의원의 복당을 밀어붙이고 동시에 당대표로 추대해 대선 경선을 진두지휘 하게할 지 주목된다.
이번 선거로 더민주 내 계파 형성을 정리해보면, 친문 세력으로 분류되는 당선자는 문재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김병관·표창원·조응천 당선인이 있다. 기존 친문인 김태년·전해철·윤호중·박남춘·홍영표·도종환 의원과 비례대표 당선자까지 합치면 30여명이다.
친노 세력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경남 김해을 김경수 당선자와 부산의 전재수·최인호·박재호 당선자가 꼽힌다. ‘86그룹’ 대표주자인 이인영·우상호 의원도 생환했다. 여기에 정세균계 안규백·김영주 등 10~15명까지 포함하면 범친노 계파가 무려 7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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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에 비해 ‘김종인 키즈’로 분류되는 당선자는 비례대표 4번을 받은 최운열 당선인, 새누리당에서 영입된 진영 의원 등이 꼽힌다. 여기에 박영선 의원이 속한 ‘통합행동’ 멤버가 민병두·김부겸·송영길 당선자 등이다. 더민주에서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인물은 양승조·조정식·이찬열 후보자 등 15명이 있다.
현재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에는 김종인 대표, 이해찬 의원을 비롯해 대구에서 3수만에 당선된 김부겸 전 의원,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6선에 올라선 정세균 의원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여기에 4선인 박영선 의원과 스스로 “당선되면 당대표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해온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있다.
김부겸 당선인의 경우 앞으로 당내에서 독자 세력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 때문에 당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선출직 당선자는 대선주자가 되려면 후보 등록 1년 전에 그만둬야 하므로 그가 문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차기 대권주자로 나설 경우 당대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많다.
정세균 의원도 이번에 당내 대선후보에 합류했지만 차기 대권 도전은 사실상 현실화되기 어려운 만큼 오히려 당대표로 거론된다. 새정치연합 때 문 전 대표와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주류세력과의 결합이 가장 쉬울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관건은 김종인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 2번을 고수하고, 논란이 일자 문 전 대표가 나서 이를 수습했던 지난 공천 과정을 돌이켜볼 때 김 대표가 끝내 당대표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김 대표 스타일을 볼 때 경선을 치르기보다 추대받기를 원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다시 이해찬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세력의 거센 반발로 큰 갈등을 겪을 수 있다.
이해찬 의원의 복당을 놓고도 김종인 대표는 “공천 탈락한 사람인데 추후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일”이라며 부정적이다. 이에 대해 정청래 의원은 SNS에서 “호남 패배 이유는 김종인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더민주의 아킬레스건인 호남 패배를 놓고 친노·비노 간 전쟁에 시동을 건 셈이다. 사실 문 전 대표는 호남 패배와 관련해 선거 전 “정계은퇴‘로 배수진을 쳤던 것과 관련해 책임지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호남 민심을 겸허히 기다리겠다”고 애매하게 말했고,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그런 말이 호남 사람들을 더 자극시킨다”며 “진짜 잘못했다고 말해야지 뭘 기다린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선거 직후에도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특히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수도권에서 선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해석하기 쉬운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자 문재인 호위무사들이 연달아 김종인 대표를 반박하고 나섰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문 전 대표의 호남 참패 책임론에 대해 “정치적 결벽증을 떨치라”며 비호했다.
비록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지만 앞으로 더민주의 순항 여부는 여전히 계파갈등 치유에 있어보인다. 당초 김 대표가 107석을 얘기했고 선거 결과 123석을 얻어 성공했다는 평가는 나오지만 여전히 당 정체성 문제가 대선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김종인 대표는 “계파 싸움 땐 정권교체는 기대할 수 없다. 당이 쓸데없는 정체성을 내세우면 안된다”며 친노세력에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감을 회복한 친노세력과 그 지지를 받는 이해찬 의원이 똑같이 킹메이커 자리를 노릴 경우 더민주는 다시 격렬한 내홍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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