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차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돌아온 '당 대포' 정청래 의원의 '저격'을 받고 있다. '독설'의 김종인 대표를 '막말'의 정청래 의원이 몰아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논란은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당 대표로 합의 추대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김종인 대표는 총선 정국을 전후해 "나만 스타일 구겼다", "죽어도 못 참는다", "머리가 아주 몽롱해졌다", "그 사람(안철수 대표)은 경제를 몰라 누가 용어를 가르쳐 주니 '공정성장' 얘기를 하는 것"이라는 식의 독설로 상대방을 공격했다.

정청래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종인 대표를 겨냥 "셀프 공천도 문제지만 셀프 추대라는 것은 북한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당 대표의 자격'이란 글에서 김 대표를 겨냥 "민주화 운동으로 감옥 간 것도 아니고 비리 혐의로 돈 먹고 감옥 간 사람은 과거사라도 당 대표 자격 기준에서 원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당안팎이 시끄러워지고 있다.

더민주 최재성 의원은 김종인 대표를 향해 연일 공세를 펴고 있는 정청래 의원을 겨냥한 듯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왜 진 것처럼 따지나"라고 지적하며 "총선은 이겼다. 호남은 큰 숙제, 영남은 큰 희망을 얻었다. 이겼으면 김(종인), 문(재인) 대표님 수고하셨다면 된다"며 에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같은 당의 박범계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이해찬 의원의 복당은 허용되어야 하고, (김종인) 합의추대 여부는 당선자 총회에서 결정했으면 좋겠으나 의미 있는 일부라도 반대가 있으면 어렵다. 정청래 의원의 주장은 이해할 수 있으나 표현이 거칠다"는 글을 남겼다.

정 의원은 이어진 트위터 글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도 공천 심사시 부정부패 비리 혐의자는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 하물며 당 대표 하려는 사람은 더더욱 엄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또 "가만히 있으라? 못 가만히 있겠다"며 "가만히 있어서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더민주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정권 교체 침몰한다"고 격정을 토로했다. 정청래 의원은 '공갈 사퇴' 막말 파문으로 20대 공천에서 탈락했다. 침묵하던 정 의원은 더민주가 총선에서 승리하자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종인 대표 등을 겨냥, "사심 공천 전횡을 휘두른 5인방을 조만간 공개하겠다"는 등 '당 대포'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 의원의 김종인 대표 감옥 발언은 김 대표가 1993년 동화은행에서 2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994년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대표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2억1000만 원형을 받았다.

김종인 대표는 셀프공천으로 논란이 일자 당무를 거부하며 "사람을 인격적으로, 그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한 것처럼 모독하면 나는 죽어도 못 참는다"고 발끈했었다. 또 "전날 밤에도 분하다는 생각 때문에 잠을 거의 못 잤다"며 "내 명예를 더럽힌 사람들과는 함께할 수 없다"며 격한 감정을 토로했었다.

'모독하면 죽어도 못 참는다'는 김종인 대표가 정청래 의원의 연일 흠집내기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총선정국에서 독설로 상대방의 '저격'에 나섰던 김종인 대표가 돌아온 원조 '당 대포' 정청래 의원의 연닐 수위 높은 막말에 되레 '저격'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