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거리 정치 비이불주(比而不周)는 붕당정치 표본…화합 모습 보여야
   
▲ 양민(養民)과 교민(敎民) -미디어펜 신백훈의 하모니십
유교학계에서 존경받는 O 교수가 초·중교 학생들에게 한 인성(人性) 강의 사례를 전해 들었다. 사실 초등학교나 중학교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강의를 한다는 것은 필자의 내공으로는 솔직히 난공불락이다. 공자, 맹자 이야기라면 "뻔한 이야기, 착하라는 거"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다. 대부분 졸거나 장난을 치게 된다. 학생들의 주의 집중을 위해서는 특단의 방법이 필요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O교수는 어린 초·중교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경우는 게임식, 퀴즈식으로 하고 푸짐하게 선물을 준비하여 즉석에서 나누어 주며 진행했다.

"여러분 똑똑한 사람, 착한 사람, 힘이 센 사람이 있다. 만약 똑똑은 한데 착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라는 질문에 대번에 "사기꾼!"이라는 답이 나와 상을 주었다.
 
"그럼 힘은 센데 착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척 나오는 답이 "깡패요!"였다. 푸짐한 선물을 안겨 주었다.
 
"그런데 착하기는 한데 똑똑하지 못하고, 힘도 세지 못해 약골이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묻자 "괴롭힘을 당해요"라는 답이 나왔다. "그렇지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되요?"라고 반문하자 "세 가지 다 해야 되요!"라는 원하던 답이 나왔다. 자연스럽게 지덕체(智德體)의 중요함과 조화를 설명하였다고 한다. 유가(儒家)의 정치목표는 양민(養民)과 교민(敎民)이다. 민생해결과 교육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국민영웅 올림픽 출전 불가

수영으로 세계를 제패한 국민영웅 박태환 선수가 금지 약물 복용으로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였다. 우리나라의 규정으로는 3년간 올림픽에 출전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규정을 고쳐 구제 하느냐 마느냐 등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리우올림픽 출전이 불가한 것으로 결정 발표됐다. 부득이한 결정이다. 금메달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공정한 규정을 지키는 데 있다.

세계 1등이 되는 체력을 만들기 위해 참기 힘든 훈련과정을 이겨낸 것을 인정하고 박수는 보내지만, 금지된 약물을 복용한 것은 체육(體育)은 되었지만 덕육(德育)이 모자란 것이다. 이유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이다. 만약 특혜를 준다면 "착하게"라는 국민을 향한 덕육(德育)을 말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래서 해당 선수와 국민 모두 감내해내야 할 일이다. B선수는 이번 결정을 수용하고 차차기를 기다리고 당당히 명예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특혜를 받아 금메달을 받아본들 빛이 바래는 것이다. 더욱 분발하는 계기로 삼아주기를 바라고 이를 보는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체력(體力)과 아울러 덕력(德力)도 함께 키워야 되는 값진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

   
▲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총선이 끝나자 '이명박근혜 정부의 8년간 청문회'를 주장했다. 이는 국민의 심판을 오도하고 또다시 오만과 독선으로 패당정치를 부채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진=연합뉴스

8년 청문회 주장하는 천정배의 오만함

이번 총선의 겉만 보면 야권이 승리를 했다. 하지만 투표용지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소위 '이명박근혜 정부의 8년간 청문회'를 주장하였다. 국민을 실망시키는 참으로 오만함의 극치이다. 국민은 분노할 것이다. 그는 출신지역에서 천재라는 사람으로서 지능(知能)은 높지만 덕력(德力)은 전혀 없음을 보여줬다.

정치는 국민을 분열시키는데 있지 않고 통합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 민심은 더 책임 있는 여당에 심판을 내린 것이다. 야권이 잘해서가 아니다. 청문회 정치로 분열을 야기함은 무책임이다. 그간 예산의결, 국정감사는 뭘 했다는 건가. 자가당착이다. 선거는 승패가 항상 있지만 '나만 옳았다'는 자기식의 정치는 안된다. 상대의 정책도 들여다 보며 서로가 화합과 협치로 풀러나갈 것을 국민은 요구했다.

정치인은 동병상련의 인연이다. 당선자에는 축하를, 낙선자에는 위로를 보내고 서로 존중과 배려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교민(敎民)을 책임진 정치인의 자세이다. 우리 정치인들만이라도 그런 모범을 보여주기를, 지덕체(智德體)의 조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하모니십을 발휘해 줄 것을 간절히 바라본다. 시기상조인가? 하지만 냉엄한 민의의 심판에 드러난 결과를 보면 이제는 때가 온 것 같다.

두루두루 친한 군자, 끼리끼리 친한 소인

성균관 대학교 정문에 조선 영조가 세웠다는 탕평비가 있다. 주이불비(周而不比)는 군자의 공심(公心)이고 비이불주(比而不周)는 소인의 사심(私心)이다. 즉 붕당정치의 폐해를 경계한 것이다. 두루 주(周)와 견줄 비(比), 이 두 글자에는 모두 친하다. 따르다라는 뜻이 있다. 두루 주(周)는 전체를 아울러 친하다는 의미가 있고, 견줄 비(比)는 자기 패거리 끼리만 친하다는 의미가 있다.
 
친박, 비박, 친노, 비노 등 끼리끼리만 친하게 하는 정치인들을 혼내 준 결과가 총선에 나타났다. 사심(私心) 때문에 공심(公心)을 등한시한 정치에 국민들은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이다. 여든 야든 모든  정치인이 이제는 공심(公心)을 가지고 경쟁할 시기가 왔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몸부림으로 나타난 것으로 생각하자. 진정 양민(養民)과 교민(敎民)을 생각하는 정치가 필요한 때다. /신백훈 하모니십연구소 대표·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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