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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규형 명지대 기록대학원 교수 |
작년 교학사 국사 교과서가 공개되기도 전에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인터넷 공간은 물론이고 야당과 일부 편향된 언론매체들, 전교조 등 몇몇 단체들은 입을 맞춘 듯이 이 교과서를 공격했다. `안중근을 테러리스트` `유관순을 여자깡패` `5ㆍ18을 폭동`이라고 기술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터무니없는 음해였지만 허위 선전선동의 효과는 컸다. 이들은 요즘 교학사를 채택한 학교의 명단을 마녀사냥식으로 공개하며 무차별적인 채택 철회 협박을 가하고 있다. 각 학교에 걸리는 교학사 교과서 비판 대자보에는 아직도 허위내용 중 일부가 버젓이 들어가 있다. 과거에 대한민국을 깡그리 부정하는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가 나왔을 때에도 비판은 있었지만 채택 학교 명단이 공개되고 철회 협박이 들어간 적은 없었다. 재미있게도 교학사는 충실히 유관순 열사에 대해 설명했고, 가장 좌편향적인 네 개의 교과서는 서술은커녕 이름조차 언급을 안 했다.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을 0%로 만들려는 노력은 일견 성공하는 듯하다.
거대 포털들, 특히 집요하게 교학사 비방 기사를 매번 헤드라인에 올려놓으며 이 운동을 끌어간 다음(Daum)의 역할이 컸다. 속으로 쾌재를 부를 것이다. 그러나 금도를 넘어선 폭력적 광란은 반드시 역풍을 맞게 돼 있다. 원래 교과서 검인정제도의 의도는 일정 기준을 통과한 다양한 교과서를 제시하는 데 있다. 그런데 1980년대에나 유행했던 케케묵은 수정주의적 역사관으로 도배한 기존 교과서들과 대한민국의 성립과 발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교학사 교과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아예 채택률 0%로 압살하려는 것은 바로 검인정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아예 싹부터 밟아놓으려는 광기는 전체주의적 사고 방식에 기인한다. 그들이 선호하는 인민민주주의의 본질이 바로 그런 것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집단 린치 사태는 일부 국사학계와 교육계, 일부 좌파 단체의 저질성과 위선을 여실히 보여준 예로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매일경제신문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