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인하 반영은 2분기 이후부터 가시화될 듯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실적이 크게 감소될 것으로 예상됐던 가운데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대체로 양호하게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결과는 비용절감 등으로 인한 것이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직접적인 여파는 최소 2분기 이후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 신한카드, 국민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연합뉴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4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한카드가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 1545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3.7% 줄어든 것이다.

또한 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981억원을 기록했던 것에서 3% 감소한 95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1분기 424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32.8% 감소한 285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카드사의 주수입원이었던 가맹점 수수료가 대거 인하되면서 업계에서는 연간 6700억원 가량의 수익이 감소하는 등 카드사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왔다.

특히 신한카드나 국민카드 등은 높은 시장점유율을 점유하고 있어 큰 타격이 예상됐지만 실제 신한카드, 국민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감소 수준은 예상보다는 비교적 성적 방어에 성공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에 신한카드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영향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며 "다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1월 말부터 시행된 만큼 1분기에는 모두 반영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불어 카드 취급액이 늘어나는 추세라 매출액 자체가 늘고 있는데다 내부적으로 비용효율성을 높인 것들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카드 역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은 있었지만 마케팅 비용 감소 등 비용절감 노력으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2.8% 가량 감소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신규모집강화 등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카드는 특히 신규회원 모집을 위해 각종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등 신규모집 비용이 증가한 것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반면 하나카드와 삼성카드는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40억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에서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5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외환카드와의 통합과정에서 들어갔던 비용이 해소됐고 자산매각 등 자구책을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하나카드측은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3.4% 증가한 1021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카드는 이같은 결과가 최근 디지털 중심으로 프로세스를 개편하면서 비용을 효율화했고 건전성 관리를 통한 대손비용이 안정화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처럼 올 1분기 실적이 전년도에 비해 소폭 감소되거나 증가하는 등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은 비용절감을 통한 자구적 노력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것에 따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는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는 1월말부터 시행됐고 대형가맹점은 2월 이후부터 협상하는 등 올 1분기 실적에는 아직 100%반영이 안됐다"며 "최소 2분기 이후부터나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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