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정진석, 단일화 취지만 동의…유기준 교통정리도 난항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겸 대표권한대행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재차 표면화할 것을 우려, 연일 후보군 의원들을 만나 합의추대 중재를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원 원내대표는 28일 출마를 선언한 유기준 의원과 접촉한 데 이어 29일 오전 국회에서 유력 후보군인 정진석 당선자와 나경원 의원과 만나 당 화합 차원에서 합의추대가 바람직하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이후 새누리당이 화합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원내대표 경선이 또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차원에서 가급적이면 김재경 의원이 말한 것처럼 출마 희망자들이 마음을 모아 결정해주면 제일 바람직하다"면서 "합의추대 할 수 있으면 좋은데, 출마 당사자들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원 원내대표와 만난 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당의 갈등을 보여주거나 또다시 계파 대립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합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추대론에 동의하면서도 "아직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만들어가자는 얘기만 했다"고 일부 선을 그었다.

정 당선자는 "원 원내대표는 가능하면 합의를 해서 가는 방향을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당내 결속과 화합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공감한다. 제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막히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논의의 진전이 없음을 시사했고, 나 의원과의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겠다"고만 답했다. 

두 사람 모두 합의 추대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확답을 주지 않은 셈이다. 

원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가 20대 국회 4년간 다 하는 게 아니라 임기가 1년이고 굳이 꼭 이번에 다 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며 "이번에 '누가 하자'고 같이 해주시면 못할 것도 없다"고 합의추대 의지를 보였다.

원내대표 경선 출마자를 모아서 합의추대를 위한 자리를 만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합의추대를) 인위적으로 강요할 상황은 아니니 (출마자들이) 마음을 정리해주시면 그런 자리를 만들 수는 있다"고 답했다.

원 원내대표로선 사실상 후보자들에게 합의추대를 권유하는 것 이상의 손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그가 가장 먼저 만나 합의추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 친박(親박근혜)계 유기준 의원의 경우 이미 비(非)박계 이명수 의원이라는 러닝메이트까지 정하고 출마를 공식화해 후보 단일화를 위한 '교통정리'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내달 1일 후보등록을 마감하고 3일 당선자 총회를 열어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원내대표 후보자는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과 2인 1조로 동반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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