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미국 재무부가 주요 교역대상국의 환율정책을 분석한 후 29일 한국을 포함한 5개국을 환율 조작과 관련한 '관찰 대상국 (Monitoring List)'에 올렸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법 개정에 따라 세 가지 분석 기준을 적용했는데 이는 대미 무역흑자가 200억달러 이상인지, 해당국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는지, 해당국 통화가치의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일방향의 반복적인 개입을 했는지 등이다.

시장개입은 그 순매수 규모가 GDP 대비 2%를 넘는지와 12개월 가운데 8개월 이상 순매수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한국은 중국 일본 독일과 더불어 무역흑자 및 경상흑자 기준에서 걸렸다. 대만은 경상흑자와 시장개입 기준에 해당됐다.

미 재무부의 분석내용을 보면 한국은 작년 대미 무역흑자가 283억 달러에 달해 상당한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작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7.7%로 최근 3년간 3.5%포인트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는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규모를 GDP 대비 0.2%인 260억달러(약 30조원)로 추산했다.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 3월까지 국제금융시장의 격변에 대응해 원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개입에 나서 선물환과 스와프시장에서 활동을 포함해 260억 달러의 외환을 판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는 과거 몇 년간의 (원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비대칭적인 개입에서 벗어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과 함께 대미 무역흑자가 가장 많았던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3657억 달러에 달했다. 이어 독일(742억달러), 일본(686억달러), 멕시코(584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 규모가 48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고, 일본에 대해선 지난 4년간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향후 재무부는 관찰 대상국에 올린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독일 등 5개국의 경제동향과 외환정책을 밀착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후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재무부의 이번 환율정책 보고서는 개정 미국 무역촉진진흥법(BHC수정안)에 따라 처음 작성된 종합적, 심층적 성격을 지닌데다, 상대국에 민감한 시장개입 추정치까지 제시하며 압박강도를 높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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