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절반 넘는 친박계 '표몰이' 불투명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이 3일 오후 2시 열릴 당선자 총회에서 차기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 20대 총선 후 첫 지도부 구성 작업의 첫 발을 내딛는다.

이날 원내대표 경선은 90여분에 걸친 정견 발표와 상호 토론 등을 거쳐 오후 4시쯤부터 1차 투표를 실시, 과반득표자가 나올 경우 4시30분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원내대표 경선에는 기호순으로 정진석 나경원 유기준 후보까지 4선 중진들이 출사표를 내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정진석 당선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회 사무총장 등 다양한 경력과 폭넓은 외연을 지닌 점, 러닝메이트인 3선의 김광림 의원이 경제통으로 꼽히는 점을 들어 '협치는 정진석, 경제는 김광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쇄신과 혁신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고, 앞서 원내대표 출마를 고심했던 4선 김재경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정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역할분담을 엄격히 하지 않은 '4+4 시스템'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기준 의원은 친박(親박근혜)계 중진으로 분류되지만, 비(非)박계 3선 이명수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탈계파'를 선언하고 출마했다. 당내 쇄신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상설기구로 운영하는 등 계파 정치 청산을 약속하며 '혁신의 기준, 정책의 명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이번 경선은 20대 국회 당선자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되는 당내 선거인만큼 결과 예측은 쉽지 않다.

당선자 중 초선 의원들이 많고, 또 당선자 절반을 넘는 친박계에서 좌장 최경환 의원이 유 의원에 대해 "친박 단일후보가 아니다"고 못박는 등 내부 분화 조짐이 있어 1인 독주를 점치기 어려운 구도로 돼 있다.

정 당선자와 나 의원의 양강 구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하지만, 1차에서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날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함과 동시에, 계파 갈등 극복과 당 쇄신, 붕괴된 당 지도부 재구축을 위한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등 당 수습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이와 함께 20대 국회 여소야대 정국에서 대야 협상력과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고, 당청관계 조율에도 힘써야 하는 만큼 새 원내대표는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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