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 400여명에게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당부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의 한·이란 비즈니스포럼 발언 전문이다.
"모하마드 레자 네맛자데(Mohammad Reza Nematzadeh) 이란 산업광물무역부 장관님, 모흐센 잘랄푸르(Mohsen Jalalpour) 이란 상공회의소 회장님,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님, 그리고 양국 기업인 여러분 버 쌀럼(안녕하세요).
실크로드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이곳 테헤란에서 비즈니스 포럼이 열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어제는 한·이란 1:1 비즈니스 상담회가 열려서 많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아는데, 서로가 윈-윈하는 특별한 파트너쉽 관계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합니다.
여러분! 한국과 이란 양국은 고대로부터 폭넓게 교류해왔습니다. 페르시아 스포츠인 폴로는 1200-300년 전 한반도의 고대왕국 신라에 전해져서 신라인들이 ‘격구’라는 이름으로 즐겼다고 합니다.
유리공예, 카페트 등 페르시아의 문물은 신라가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우는 데 영감을 주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양국관계는 신뢰와 우호에 바탕을 둔 특별한 관계로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란은 한국에게 코람샤 항만, 이스파한 정유공장 등의 건설을 맡겼고, 그때부터 시작된 상호협력은 한국 경제발전에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한국기업들은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많은 외국회사들이 떠나고 근로자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공사를 완수해서, 오늘날 양국 간 신뢰관계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서울의 가장 번화한 거리인 ‘테헤란로’ 와 테헤란에 있는 ‘서울 애비뉴’ 는 이러한 양국의 신뢰와 우호의 상징입니다.
양국 경제인 여러분! 저는 이번에 230여명의 한국 경제인들과 함께, 최근 핵 협상을 타결하고 경제발전에 나선 오랜 친구 이란과 공동 번영의 길을 모색하고자 이곳에 왔습니다.
저는 양국이 나아가야 할 경제협력방향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로 교역 활성화와 투자협력 확대입니다.
이란은 예로부터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교역을 통해 성장해왔고, 한국은 자유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경제제재 여파로 2011년 174억불에 이르던 양국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61억불 수준으로 감소하였습니다.
이제 교역의 창이 다시 활짝 열린 만큼, 교역도 활성화하고 교역 품목도 다변화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고, 여러분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정부도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세청간 세관상호지원협정 체결을 통해서 수출입 품목의 신속 통관을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이번에 체결되는 KOTRA와 이란 투자청간 협력 MOU를 바탕으로 투자 정보교환을 비롯해서 더욱 협력을 강화해, 양국간 투자가 본격 재개되기를 기대합니다.
또, 양국 선박의 자유로운 입출항을 보장하는 해운협정도 체결해서, 그동안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입으로 겪었던 불편과 비용도 줄여 드리겠습니다.
양국 정부는 기업들의 교역 애로는 물론, 상대국 현지의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해서 한국에 ‘이란 데스크’를, 이란에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으니 많이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는 건설, 수자원관리, 에너지 등 인프라 협력 확대입니다.
이란은 제6차 5개년 계획을 통해 낙후된 인프라를 복원하는 경제재건을 본격화하고, 특히, 석유가스 산업에 2020년까지 1850억 달러를 투자해서 세계적 에너지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사우스파 가스전을 비롯하여 이스파한 정유시설, 카룬 수력발전댐 등 주요 인프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가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 기업의 뛰어난 시공역량이 이란의 추진력과 결합된다면, 양국은 철도, 공항, 도시개발, 수자원관리 등 인프라 전반에서 서로 윈-윈하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양국 관련 부처간에 체결된 교통 및 인프라협력 MOU와 수자원협력 MOU가 양국의 인프라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란은 에너지 자원에 한국은 에너지 기술에 강점이 있는 만큼, 양국 에너지 협력관계를 교역 중심에서 에너지 인프라 확충과 신산업 분야로 확대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번에 양국 정부간에 체결된 석유가스협력 MOU는 한국이 30년 이상 축적한 석유, 가스인프라 건설과 운영 경험을 이란의 투자 계획에 접목시킴으로써 상생 협력의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한전과 이란전력공사 등이 체결하는 10여건의 MOU를 통해 이란 전력망 효율 향상, 변압기 교체, 지능형계량인프라 보급 확산 등의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켜서 양국 협력의 모범 사례로 만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다양한 인프라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은 약 250억불 규모의 금융지원 패키지도 준비를 하였는데, 이러한 금융지원 패키지를 적극 활용해서 좋은 결실을 거두시길 기대합니다.
세 번째는 보건의료, 문화, ICT 등 협력 다각화입니다.
양국은 유구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어서 문화산업에서 상호 협력할 여지가 큽니다. 이란의 태권도 인구가 200만명을 넘고 프로리그가 운영될 만큼, 한국 태권도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한류 열풍도 뜨겁다고 들었는데, 특히,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시청률은 90%에 달할 정도로 이란 국민들의 큰 인기를 끈 바 있습니다.
페르시아의 보석이라 불리는 ‘이스파한‘을 중심으로 이란의 아름답고 유서 깊은 명소를 방문하려는 한국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문화창조산업 협력 MOU’ 체결을 계기로 문화컨텐츠, 음식, 스포츠 등 문화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중동, 중앙아시아 같은 제3국으로 공동 진출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란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여 과학기술과 ICT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2~3년간 EU, 불름버그 등이 평가한 국가 혁신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이 이 분야에서도 이란의 파트너가 되길 희망합니다.
이번에 양국 정부, 연구기관 간에 체결된 ‘과학기술협력 MOU’와 ‘ICT R&D 협력 MOU’를 통해 이들 분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또한, 한국은 연 28만명의 외국인 환자가 치료를 위해 방문할 정도로 의료와 병원 운영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양국 보건부와 한국 수은이 MOU를 체결하고, 샤히드 라자이(Shahid Rajaee), 나마지(Namazi) 등의 병원 건설에 협력하기로 했는데, 이러한 협력을 향후 E-Health, 제약과 의료기기분야까지 확대해가기를 기대합니다.
양국 기업인 여러분! 밟으면 밟을수록 선명한 색을 드러내는 페르시아의 명품 카페트처럼, 양국 국민들은 역경을 겪을수록 더 힘차게 도약해 왔습니다.
세계경제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양국 기업인들이 다시 한번 저력을 발휘해서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이란의 국민 시인 허페즈(Hafez)는 “우정의 나무를 심으면 그 열매는 영원한 행운이다”고 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우정의 나무를 함께 심는다면, 영원한 행운이 우리와 함께 할 것으로 믿습니다.
오늘 이 비즈니스 포럼이 양국 우정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힘찬 걸음이 되길 기대합니다.
모바파끄 버쉬드! 케일리 맘눈(여러분의 행운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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