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새로울 것 없는 진실 폄하…8살 소녀 눈물 외면
   
▲ 황정민 자유경제원 연구원
놀랍도록 새로운 영화 <태양 아래>를 호도한 경향신문 백승찬 기자를 고발한다

지난 2016년 4월 27일, 경향신문 백승찬 기자의 싱거운 영화 리뷰를 발견했다. <북한에 대한 새로울 것 없는 진실 '태양아래’>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북한 김정은 정권을 애써 옹호하려는 '물타기’가 난무하는 해당 기사에서 싱거움을 넘어선 '현기증’마저 느껴졌다. 북한의 잔혹한 전체주의를 '극장 국가’로, 국회에까지 입성하여 체제를 위협했던 종북세력을 '현실에 아무런 영향력 없는 세력’으로 평가절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이 새로울 것 없는 사실을 담은 영화라고 분석한 <태양아래(Under the Sun)>는 북한관련 다큐멘터리의 저변을 확대한 놀라울 정도로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다. 영화 제작의 첫 출발은 북한과 러시아정부의 지원이었다. 러시아 감독 비탈리 만스키는 8세 소녀 '진미’의 일상을 담으려했다. 그 과정에서 감독은 '진실’을 마주한다. 소련 공산체제 하에서도 겪지 못한 전체주의의 광기를 목격한 것이다. 결국 영화의 방향을 180도 뒤집기로 결심한다. 감독의 용기로 그간 인터뷰와 간접자료에만 의존해야 했던 북한관련 작품의 형식상 한계도 극복할 수 있었다. 

■ 기사개요
 - 매    체: 경향신문
 - 기사제목: 북한에 대한 새로울 것 없는 진실 '태양아래’
 - 작성일시: 2016년 4월 27일 수요일
 - 기    자: 백승찬 (myungworry@kyunghyang.com)

해당 기사는 북한을 “드러난 것과 드러나지 않은 것 사이의 간극이 큰 거대한 '극장 국가’”라고 규정한다. 그렇다. 북한은 만스키 감독이 “숨 쉬는 것 빼고 모든 것이 가짜인 곳”이라 평가했듯, 세상에 공개되는 모든 부분을 조작·연출하는 비정상적인 집단이라는 점에서 일견 동의한다. 그러나 기사는 “북한이 극장 국가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만스키 감독의 '무지함’을 질책한다. 마치 '극장성’이 북한체제의 본질인 양 호도하는 것이다. '무식이 용감’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 경향신문 기사는 "한국이 북한보다 더 좋은 나라라고 해서, 현재 한국의 상태에 만족할 이유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사진=영화 '태양 아래' 스틸컷


영화가 이처럼 단순한 '특성’에 불과한 것을 폭로하려는 의도로 제작됐다면 제40회 홍콩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제21회 빌뉴스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등 무려 6개의 국제영화제를 휩쓸었겠는가? 영화의 핵심은 북한체제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냈다는 데에 있다. '전체주의’가 그것이다. 전체주의는 개인의 신체적 자유는 물론, 정신의 자유마저 완벽하게 통제한다. 그래서 그 어떤 체제보다 파괴적이다. <태양 아래>는 인류역사의 발전 과정을 철저히 역행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의 민낯을 생생히 폭로하고 있는 '걸작’인 것이다. 

하이라이트는 진미가 눈물을 참지 못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소년단 입단 후 스스로의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하냐는 질문에 진미는 눈물을 흘린다. 좋은 것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말엔 '잘 모른다’고 대답한다. 한 편의 시라도 떠올려보라는 조언에 머뭇거리던 진미는 결국 '나는 위대한 김일성 대원수님께서 세워 주시고, 위대한 김정일 대원수님께서 빛내 주시며..’라는 소년단 입단 선서문을 낭독한다. 자유롭게 성장해야 할 8살 소녀의 소중한 삶이 '김씨왕조 그림자’에 갇혀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기사를 읽어 내려가다 내 눈을 의심케 하는 또 하나의 수식어를 발견했다. 종북세력을 '현실에 아무런 영향력 없는 집단’으로 묘사한 대목이 그것이다. 기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버젓이 '진보적 민주주의’ 등 북한식 강령을 대한민국 국회에서 합법적으로 구현하려다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통진당은 19대 국회에서 무려 13석이나 얻어 국가기밀을 마음껏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모 국회의원은 지하조직을 결성해 '결정적 시기’에 체제를 뒤엎으려는 모의를 주도하기도 했다. '현실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기관에 까지 종북세력이 침투해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현실이자 진실이다. 

기사는 “한국이 북한보다 더 좋은 나라라고 해서, 현재 한국의 상태에 만족할 이유는 없다”며 이상한 결론을 내린다. 혹시나 <태양아래>를 보고 '같은 뿌리지만 한국은 기적의 역사를 썼구나’라며 대한민국에 합격점을 주게 될 대중의 인식전환을 깊이 우려하는 어조다. 좌·우 이념을 넘어 김정은 북한체제의 참담함에 함께 분노할 수 있는 '정상적인’ 대한민국은 아직 요원한 것인가. /황정민 자유경제원 연구원

   
▲ 영화 '태양 아래'의 하이라이트는 진미가 눈물을 참지 못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소년단 입단 후 스스로의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하냐는 질문에 진미는 눈물을 흘린다. 좋은 것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말엔 '잘 모른다’고 대답한다./사진=영화 '태양 아래' 스틸컷


(이 글은 자유경제원 자유북소리 '언론고발'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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