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4개월 시한부 체제에 들어갔다. 8월 말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이후 김종인 전 대표는 여전히 당에 계속 남아 있을까.
지난 3일 더민주는 당선자·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차기 전대 개최 시기를 오는 8월 말~9월 초로 합의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 지 7개월여만에 종식을 고한 것이다.
연석회의에서 김종인 체제를 연장하자는 주장을 하는 의원은 아무도 없었다. 일각에서 예상했던 격렬한 토론 하나 없이 회의가 열린지 37분만에 비대위 체제를 끝내기로 결정했다. 이는 연석회의 이전 이미 당내 결론이 나 있었던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음날 신임 원내대표가 된 우상호 의원은 이날 전대 중재안에 앞장섰다. 그동안 당내에서 일던 김 대표의 호남 참패 책임론에 대해 “너무 과도한 발언”이라고 비판하며 조기 전대나 연말 전대가 아닌 중재안을 주장하며 당내 여론을 몰아갔다.
앞서 이미 손혜원 당선자는 김 대표에 대해 “노인은 바뀌지 않는다”며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비판했다. 추미애 의원은 ‘김종인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호남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김 대표에 호남패배 책임을 몰아간 일이 있었다. 우 원대대표의 발언은 미치 이를 상쇄하려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다음날 총회에서 우 의원은 원내대표가 됐고,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임명 권한이 김 대표에게 주어졌다. 더민주에 합류한 이후 5~10일까지 첫 휴가를 보내게 된 김 대표는 11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다음주 중 정책위의장을 임명할 것으로 보이는 김 대표가 향후 어떤 행보를 걸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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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일 더민주는 당선자·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차기 전대 개최 시기를 오는 8월 말~9월 초로 합의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4개월 시한부 체제에 들어간 것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
사실 더민주에서 이제 김종인은 ‘계륵’과 같은 존재이다. 지난 셀프비례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으로 20대 국회 배지를 달게 된 것은 당내 주류들이 오는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대권주자를 적극 도와주기를 바라면서 마지막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동안 공언해온 것처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나 한때 ‘리틀 노무현’으로 불렸던 김두관 당선자 등 또 다른 대권주자와 결탁하는 방식으로 당내 대권 경쟁을 불 지필 가능성이 남아 있다.
더민주 전당대회 이후 김 대표가 문 전 대표가 제안했던 수권비전위원회를 맡으면 일단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 전 대표의 말처럼 경제민주화의 스피커가 돼서 더민주가 경제 살리기 전략이 있는 수권전당이 될 수 있음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동안 늘상 문재인 전 대표가 부족하다고 말해왔고, 그래서 당내 다른 대권주자들을 불러들여 문 전 대표와 경쟁을 붙여 진정한 야권 킹 메이커로 결실을 보려고 할 지도 모른다.
이런 김 대표의 생각을 읽었는지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는 “운동권이라는 이름을 훈장보다 낙인으로 호명하는 것에 대해 모욕을 느꼈다. 그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면서도 “운동권 출신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보여드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 대표가 그동안 “운동권 문화 청산”을 주장해온 것에 대해 반발이자 동시에 설득이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김 대표와 소통을 얼마나 잘 하는지도 김 대표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 전 대표가 중심이 되는 당내 주류 세력들은 지금부터 이전과 다르게 ‘김종인 추켜세우기’에 돌입할 수도 있다. 김 대표가 당대표가 되는 것에 적극 반대하던 이전 모습과 싹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김 대표의 발목을 잡으려고 할지도 모른다.
이에 따라 ‘정치 9단’ 김 대표가 당내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새롭게 빼들 카드도 궁금하다. 만약 대선을 위한 ‘김종인-문재인 제휴’가 다시 만들어진다면 김 대표는 문 전 대표가 제안한 수권비전위원장직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이것이 아니라면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와 경쟁할 당내 대권주자들을 키우거나 불러들여 이왕 자리잡은 당내 권력을 만낄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이를 방증하듯 김 대표는 5일 휴가를 예고한 상황에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자신의 대선 출마를 묻는 질문에 “두고봐야 알 일”이라면 여지를 남겼다. 또 문재인 전 대표의 말 바꾸기를 비난하며 “문재인의 생각을 모르겠다“며 “대통령의 덕목은 정직”이라고 말해 지난 총선 전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정치은퇴”로 배수진을 친 행태를 재차 질타했다.
국민의당의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상돈 비례대표 당선인은 김종인을 두둔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김종인 대표를 향해 “더민주에 그만한 능력 가진 분 없다”면서 “김종인 대표가 제1당을 만들어줬는데도 쓴소리 한다고 팽시킨다는 것은 유감”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더민주에서 김종인 대표가 떠나면 도로 친노당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함께 더민주에서 김종인 계로 분류된 이종걸 전 원내대표의 발언도 눈에 띈다. 이 전 원내대표는 5일 당대표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당이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 전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판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그는 문 전 대표에 대해 “정치적으로 급성장해 사실은 빈틈이 많으신 분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일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아주 대중적으로 국민들에게 맞춰져 있는 맞춤형이 잘 된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더민주의 차기 당대표 출마 후보군은 김부겸·김진표·박영선·송영길·이인영·추미애와 함께 이종걸이 추가됐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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