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한국투자공사(KIC)의 은성수 사장이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성장을 위해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1일 은 사장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KIC와 운용업계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KIC 단독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상황도, 능력도 되지 않는다”며 “프로젝트를 분석, 자금 조달 구조를 짜고 엑시트(exit) 할 수 있는 것은 증권업 쪽이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와 해외 인프라 사업 진출을 돕는 일에 공조를 강화하자는 제안이다.

은 사장은 “최근 이란 관련한 대형 프로젝트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는데,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만으로는 수백억원을 조달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이 자리에 오신 금융사들과 함께하면 가능할 수 있어 참여요청을 하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건설 사업은 규모가 대형화되고,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맞춤형 금융지원이 필요함에도 현재 국내 상황은 기업의 시공능력을 뒷받침하는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직면해 왔다는 게 은 사장의 분석이다.

은 사장은 “KIC가 이런 자금의 공백을 연결하는 역할과 동시에 국내 운용사 및 증권사와 해외 인프라 자산 운용 기회를 공유해 국내 금융 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KIC는 현재의 자본구조는 저위험을 추구하는 민간은행과 고위험을 회피하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에서 투자은행(IB)·위탁운용사(GP), 기업으로 바로 넘어가는 구조로 돼 있어 중위험·중수익에서 공백이 생긴다. KIC가 중위험·중수익 공백을 매우면서 금융산업의 연결고리를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지원만으로는 부족하고 금융투자업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건설사들이 수주를 잘하게 되면 금융투자업계는 비즈니스 규모가 커지고 글로벌 IB(투자은행)로 도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은 사장은 국내 위탁운용사를 늘리고 운용뿐 아니라 법률·회계 자문 등 투자 전반에 필요한 영역에서 협업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KIC의 운용자산은 960억 달러 정도로 이 가운데 350억 달러를 외부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에서 다수 자금은 해외 투자사에 위탁하고 국내 금융사에는 2%선인 7억 달러 정도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업체의 운용 경험이 적어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은 사장은 “아직까지는 해외업체들의 경험이나 운용수익이 국내업체들보다 좋아서 위탁자금 규모를 국내업체로 대폭 돌리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KIC와 함께 국내금융사들이 해외에 나가 투자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 국내 금융사들이 세계적인 금융사로 클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또 은 사장은 “국내 증권 및 운용사에 자금 위탁을 늘리는 것은 물론 법률 및 회계 자문 부문도 국내 회사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은성수 사장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이희권 KB자산운용 대표,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김상로 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 민정기 신한BNP자산운용 대표, 윤용암 삼성증권 대표,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대표, 전병조 KB투자증권 대표 금융투자업계 수장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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