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트럼프 트위터 캡처

[미디어펜=김지호 기자]올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간 맞대결로 사실상 결정된 가운데,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 또는 주둔비 100% 한국부담’을 공언하고 있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주한미군이 철수는 하지 않더라도 한미 양국간 동맹이 약해질 것은 명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당선되기도 전 그의 말 한마디에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내 증시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출범한 노태우 정부부터 현 박근혜 정부까지 대통령 임기별 코스피지수의 수익률을 비교해 본 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중의 상승률이 184.75%로 가장 높았다.

노 전 대통령이 ‘자주외교노선’을 내세우면서 한미동맹에 균열을 가져온 측면이 있는 것에 비하면 의외로 높은 주가 상승률이다. 노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때부터 “반미(反美)면 어떠냐”라는 등의 발언 등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켰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한미연합사 해체와 전시작전권 환수 등을 추진했다. 전시작전권은 2012년 미군에서 우리군에 이양될 예정이었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명박 정부 때 조건부로 2015년으로 12월로 미뤄졌다. 이후 한미 양국은 전시작전권을 2020년 중반 이후 전환하기로 다시 합의한 상태다.

노무현 정부는 전시작전권 환수 뿐 아니라 자유무역협정(FTA)과 대북 정책 등을 놓고도 미국 부시 정부와 잦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래도 코스피지수 상승에는 큰 지장이 없었던 것. 노 대통령 취임 직후 592.25에 불과했던 코스피지수는 2007년 10월 31일 2064.85까지 치솟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햇볕정책의 ‘창시자’인 김대중 대통령 시절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19.35%로 뒤를 이었다. 김 전 대통령 역시 햇볕정책을 놓고 부시 정부와 대립하면서 미국으로부터 냉담한 대접을 받은 바 있다.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정부(18.12%), 노태우 정부(5.94%), 박근혜 정부(-1.59%, 5월 12일 종가 기준)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불렀던 김영삼 정부는 –17.5%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한편, 직선제 개헌 전 출범한 전두환 정부 시절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무려 535.81%에 달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경제가 안 좋다’는 말이 많았지만 경제가 4%대 성장을 유지하고 있었고 중국 특수도 겹쳤던 시기였다”며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 전세계 증시가 올라가던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현재는 글로벌 저성장 시대를 맞으면서 경제가 너무 안 좋아 기업이 돈을 벌지 못하면서 코스피지수도 게걸음 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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