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계파 초월한 당 전체 공동책임"
"선명한 당 색깔 나와야…무소속 복당, 일부 정체성 문제 있다"
집단지도체제·당권-대권 분리규정 개편 필요성 인정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혁신을 이끌 인물로 거론돼 온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13일  20대 총선 참패를 "보수의 대 반란"이라고 진단하고, "보수를 대대적으로 보수해야 한다"며 당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을 혁신 방향으로 제시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저는 이번 총선 결과를 보수의 대 반란이라고 감히 진단한다. 경험해보지 못한 혁명적인, 초유의 일"이라며 "그러나 이념적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친박(親박근혜)계로 분류되지만 비(非)박계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그는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계파 갈등과 관련 1차적으로 전임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면서도 "비박이나 친박을 초월한 당 전체의 공동 책임"이라며 특정 계파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당이 선택한 비상대책위-혁신위 '투트랙' 체제 하에서 혁신위의 실질적인 역할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엔 "(지도부가) 국민적 수용의 범위 수준에서 본다면 감히 혁신안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말 창당하는 수준으로 (혁신) 정책이 나온다면 국민들은 그것을 지킬 것이고, (지도부가) 그것을 거부할 명분이 없는 상황을 갖고 다시 태어나는 새누리당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 지사는 혁신안에 담겨야 할 내용에 대해선 "첫째로 당이 가진 정체성에 관한 문제다. 더 구체적으론 보수를 대대적으로 보수해야 한다"며 "수구(守舊)의 모습이 아닌,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확실히 바꿔 정책적으로 새누리당의 색깔이 당당하게 주장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또 중요한 것은 중앙당의 비대화를 뜯어 고쳐야 한다"며 "지방자치나 창조경제의 시대에 밑으로부터 정치적 여론이 수렴돼 합의가 이뤄져야 생명력과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재영입도 지금 당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며 "문턱을 확 낮춰서 어떤 조건도 달아선 안 된다고 본다. 이번에 시스템적으로 혁신안에 담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 지사는 탈당-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선 "당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우선 당 정체성과 혁신안이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수준으로 나왔을 때 검토돼야 한다"고 시기 그 자체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무소속 당선자 중 당 정체성에 문제가 있는 인사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일부 그렇다고 보고 있다"면서 "정당이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개인 이익과 다르게 당이 보는 선명한 색깔이 나와야 한다. 그렇게 볼 때 신중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복당 결정이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이밖에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현행 집단지도체제 개편 필요성에 대해 "운영 관련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감했고, 당권-대권 분리 폐지론에 대해서도 "당 규정상 대권에 나서기 1년 6개월 전 당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것도 너무 길지 않느냐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관해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늦출 이유는 없다"면서도 전대 이전까지 신속한 혁신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고, '친박 2선 후퇴론'에는 "계파를 초월해 나라의 문제를 논해야 할 때다. 그런 (계파주의) 문제 때문에 국민들이 질책하신 것"이라며 수긍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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