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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기업법률포럼 대표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IBM과 같은 서비스회사가 되자”라는 화두로 삼성전자 개조 프로젝트에 본격 나섰다고 한다.
이 부회장의 새로운 경영방침은 세계 최대 하드웨어 기업이자 소비자 대상 비즈니스(B2C) 기업인 삼성전자를 미국 IBM과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 간 비즈니스(B2B) 기업으로 바꿔야 한다는 당면 숙제를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세계 최대 B2C기업인 삼성전자가 동시에 세계최대 B2B 기업이 되기만 하면, 우리 경제는 정말로 대박이 날 수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2020년까지 B2B사업에 소프트웨어 인력 7만명을 고용한다고 하니 청년일자리문제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앞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B2C사업과 B2B 사업 모두 부문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에는 난제가 많다는 지적들을 하고 있다. 그 이유로 IBM의 경우 B2C 사업을 매각하고 B2B기업으로 변신했지만, 삼성의 경우 B2C사업을 병행하면서 B2B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B2C 회사로 고객사가 돼야 할 다국적 기업 대부분과 B2B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해야 하는 이중고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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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최대 하드웨어기업이자 B2C업체인 삼성전자가 세계최대 B2B업체인 미국 IBM같은 서비스회사로 변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IBM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전방공격도 힘겹지만, 국회와 관료들의 경제민주화 무더기 투자규제의 후방공격도 견뎌야하는 힘겨운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외에 세계 최대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기업들을 돕기위한 정부와 국회의원들의 규제혁파가 시급하다. 이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전자제품박람회(CES)에 설치된 삼성전자 부스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와 첨단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공급하면서도 스마트폰 시장에선 지난 수년간 애플과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예상 가능한 지적들이다. 그러나 IT 관련 하드웨어 부분은 세계최고의 수준에 이르렀지만, 소프트웨어 분야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우리 경제현실을 고려하여 볼 때에 이번 삼성전자의 도전은 국가적으로 볼 때 박수 받을 만한 일임은 분명하다.
사실 걱정되는 부분은 B2B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보다는 오히려 우리 법제도상 삼성전자가 IBM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대규모의 효율적 투자 가능성 여부이다.
삼성전자의 수익을 감안할 때 대규모 투자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우리 현행 법제도를 고려해 볼 때 IBM보다 효율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지는 정말로 걱정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년간 경제민주화로 인한 극심한 입법전쟁을 치렀다. 그 결과 국회와 정부가 대승을 거뒀고, 기업들은 향후 신규순환출자는 물론이고, 일감 몰아주기, 하도급거래, 통상임금, 계열사간 거래, 특수관계인간 거래 등 전반에 걸쳐 투자관련 극심한 법적 견제를 받게 되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IBM을 넘어 세계최고의 B2B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하여는 IBM을 상대로 죽음을 각오한 전방공격을 해야 함과 동시에 투자관련 거미줄 규제라는 대한민국 정부의 후방공격도 견뎌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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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세계최대 B2C및 하드웨어 업체에 만족하지 말고, 미국 IBM처럼 세계최대 B2B업체로 새롭게 도약하는 대규모 사업구조 개조작업에 착수할 것을 강조했다. |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의 B2C기업과 B2B기업이 되는데, 가장 큰 적은 IBM이나 애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투자관련 거미줄 규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경쟁에서 이긴 것을 보더라도 분명해진다.
삼성전자 개조 프로젝트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마음이 설레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나라에는 삼성전자라는 기업만 세계 최대를 꿈꾸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물론 언론기사만 보고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 앞서는 기우일 수 있다.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하면서도 음지에서 묵묵히 세계최대를 지향하는 기업들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들이 과감히 세계최대를 위해 도전장을 던지지 못하는 이면에는 경제민주화와 투자관련 거미줄 규제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을 위정자들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금년 신년기자회견에서 경제민주화보다는 경제활성화를 화두로 던졌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창조경제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창조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기하는 의견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물론, 삼성전자만이 아니라 수많은 중소 또는 중견기업들이 세계최대를 지향하는 개조프로젝트를 선언한다면 이러한 의심들은 말끔히 걷힐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시발점이 투자관련 거미줄 규제를 손질하는데 있다는 점을 위정자들이 인식하는 뉴 갑오경장 2014년이 되길 기대한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기업법률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