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아시아 타자 메이저리그 홈런 신기록은 31개다. 2004년 일본인 타자 마쓰이 히데키(전 뉴욕 양키스)가 세운 기록으로 12년째 깨어지지 않으면서 일본야구의 자존심이다.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안타를 기록했던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의 정확성과 마쓰이의 파워는 일본야구의 상징이다.
12년이 지난 1016년 그 기록이 위협을 받고 있다. 다름 아닌 한국인 타자 박병호, 강정호, 이대호로 불리는 ‘호호호 3인방’에 의해서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다. KBO에서 직행한 1년차 박병호는 17일 현재 32게임에 출전 9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팀내 홈런 1위는 물론 지금 같은 추세라면 박병호는 40홈런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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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사진), 강정호의 홈런 페이스가 이대로 가면 2004년 일본인 타자 마쓰이가 세운 31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MLB.com 캡쳐 |
박병호는 17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원정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7회초 2사 이후 얻은 네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의 2루타를 쳤다. 시즌 여섯 번째 2루타다.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신인왕 유력후보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살인태클로 부상을 당했던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재활을 거쳐 지난 7일 복귀전을 치뤘다. 강정호는 복귀전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현지 야구관계자는 물론 팬들까지 흥분시켰다.
강정호는 지난 12일 신시내티전에서 3호 홈런을, 16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4호 홈런을 터트렸다. 17일 결장한 강정호는 부상 복귀 후 8경기에서 4개 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는 17일까지 23경기에 출전해 5개의 홈럼을 기록하고 있다. 이대호는 왼손투수가 나와야 선발 출전하는 제한된 경기를 치루고 있다. 4월에는 12경기에 출전했고 5월에는 11경기에 나와 출전 횟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대호는 들쭉날쭉한 출전으로 타격리듬이 깨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5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특히 5월 이대호의 장타율은 5할5푼6리의 놀라운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출전 기회를 제약 받고 있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올 시즌 20개는 무난할 것이란 시각이다.
3명의 성적표는 2004년 마쓰이가 쓴 31개 홈런과 비교하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마쓰이는 2004년 당시 개막 이후 5월 16일까지 한 경기도 거르지 않으면서 123타수를 기록하면 날린 홈런 수는 4개였다.
이와 비교하면 박병호는 5경기가 적은 상태에서 9개의 홈런 때렸다. 강정호의 경우는 부상 복귀 후 겨우 24타수를 채워 마쓰이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지만 홈런 4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대호 역시 14경기를 벤치에서 보냈지만 5호 홈런으로 마쓰이와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개 많은 5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현재 박병호, 강정호의 페이스라면 마쓰이의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 문제다. 다만 이대호의 경우 출전에 제한을 받으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마쓰이의 기록 경신과 함께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타자들이 과연 몇 개의 홈런을 합작할까에 대한 관심도 높다. 추신수까지 가세한다면 '호호호 3인방'은 100홈런은 쉽게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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