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명 거래 도입 차질 우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5만원 이하 무서경 거래가 또 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카드사와 밴사가 전표수거 수수료 부담 등을 놓고 대립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와 밴사간 수수료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도입에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도입과 관련해 이해당사자들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다 지난달 극적인 타협과 함께 이달부터 시행된 바 있다.

   
▲ 최근 카드사와 밴사가 전표수거 수수료 부담 등의 문제를 두고 다시금 갈등 조짐을 보이면서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도입에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앞서 여신금융협회(카드사), 한국신용카드밴협회(밴사),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밴대리점)이 5만원 이하 카드결제에 대해 무서명거래를 이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합의, 현재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무서명거래는 일정금액(현재 5만원) 이하 카드결제에 대해서 가맹점이 카드 이용자의 본인확인을 생략하는 것으로 카드 고객은 5만원 이하 거래는 결제시 본인확인을 위한 서명을 하지 않아도 되며 가맹점은 카드 고객의 서명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는 당초 지난달 1일 시행 예정이었지만 카드사, 밴사, 밴대리점 등에서  의견차를 보이며 업계간 합의를 이루지 못했었다. 이후 카드사, 밴사, 밴대리점은 총 4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이를 두고 카드사와 밴사간 수수료 문제를 두고 주장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재점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얼마전 한국신용카드밴협회(밴사)측에서는 카드업계에 전표수거 수수료의 비용분담 조정을 협의하자고 요청했다.

이에 카드업계에서는 종전에 110원~120원 가량의 수수료 중 35원~40원 사이의 전표수거 수수료에서 밴대리점이 6원을 낮춰 받고 나머지 수수료의 50%를 카드사가 부담, 밴사는 약 37% 가량을 부담하는 등의 방안을 합의했음에도 전표수거 수수료 협의 얘기를 다시금 꺼내는 것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를 위해서는 가맹점에 있는 단말기 프로그램 수정 등이 필요하며 이같은 작업은 밴사에서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전표 수거 수수료 갈등으로 인해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도입에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앞서 4차례의 회의를 통해 큰 틀에서 다 합의를 이룬 부분인데 최근 밴사에서 전표 수거 수수료 조정을 다시금 하자는 요청을 했던 것을 안다. 당혹스러운 입장"이라며 "수수료 부분이 해결이 안 되면 의미가 없다. 협의를 이루지 못하면 시스템 전환작업이 속도가 붙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밴사는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도입 합의 당시 전표수거 수수료와 관련된 협의는 이뤄진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사가 절반을 부담하는 등의 사안은 카드사측의 주장이였을 뿐 밴사는 합의한적 없다는 것.

이에 밴사는 전표 수거 수수료 비중을 카드사가 70%, 밴사가 20%, 밴대리점이 10% 등으로 부담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시행으로 수익성이 감소, 손실이 예상돼 비용 부담을 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박성원 한국신용카드밴협회 사무국장은 "전표수거 수수료 조정은 협의를 한 적이 없어 카드업계가 말하는 것처럼 '재조정'은 아니다"며 "당시 합의문에도 '신용카드사와 부가통신업자는 리베이트 금지 대상 확대 등 카드결제 시장의 제도 변화에 따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가통신업자 수수료 조정에 반영한다', '신용카드사와 부가통신업자간 수수료 조정시 그 결과를 가맹점모집인 수수료에는 반영(전가)하지 않되, 가맹점모집인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자율결의를 추진한다'고만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수료 협의는 협의대로 진행할 것이고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도입을 위한 가맹점 단말기 시스템 개발은 시스템 개발대로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카드사와 밴사간의 전표수거 등의 수수료를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당국에서는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도입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4차례 회의 끝 합의했을 당시 카드사와 밴사 둘 사이의 수수료는 알아서 하되 대리점 관련 수수료는 합의한 상태로 진행, 무서명 거래는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추진 과정에서의 제반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은 모두 합의한 부분"이라며 "단말기 시스템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도입은 카드사-밴사간의 수수료 문제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도 어느정도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밴사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대형가맹점을 우선적으로 차근차근 도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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