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불참 명분 없어…이런 패거리집단에 내가 있어야 하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비박계 중진 정두언 의원은 17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8차 상임전국위원회 회의 성원을 기다리던 중 조기 퇴장했다. 

의장대행으로 회의에 참석했던 정 의원은 상임전국위가 친박계 위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회의장을 떠나면서 "이건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 집단이다. 동네 양아치들도 이런 식으로 안 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친박계의 불참에 대해 "아무런 명분이 없다"면서 "이런 패거리 집단에 내가 있어야 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정당 역사상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처음"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 새누리당 비박계 중진 정두언 의원은 17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8차 상임전국위원회 회의 성원을 기다리던 중 조기 퇴장하면서 "이건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 집단"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한 정 의원은 "새누리당은 보수가 아니다. 보수는 자유민주주의가 보수인데, 새누리당은 자유민주주의라고 볼 수 없다"며 "특정인에 대한 충성심이 정체성"이라고 당을 질타했다.

또 당의 총선 참패를 두고 "국민들이 볼때 '아 저건 보수당이 아니다, 독재당이다' 해서 떠나간 것"이라고 친박계에 책임을 지웠다.

아울러 상임전국위 무산이 "단순히 인선의 문제가 아니고 당의 존립 문제"라며 "국민들이 '이게 당이냐' 하고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원이 되면 회의장으로 돌아갈 것이냐는 물음에는 "성원이 안 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친박계가 회의 무산을 의도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그렇게 뻔한 것을 물어보지 말라"고 답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제8차 상임전국위-제4차 전국위-제9차 상임전국위를 잇따라 개최하고 정진석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 혁신위 권한 강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 비대위원 인선안 등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박계 중심의 비대위원 인선과 혁신위원장 선임에 대해 전날부터 친박계 초·재선 의원 및 당선자 20명 등의 반발이 가시화됐고, 이날 친박계 위원들의 불참으로 정족수가 미달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모두 개최가 무산됐다.

정 의원에 이어 이날 비대위원장직 겸임 승인을 받기로 돼 있었던 정 원내대표도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와 곧장 의원회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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