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3년 연속 영업이익 8조원 달성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0% 아래로 떨어졌다. 매출액은 87조원을 돌파했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매출액 87조3,076억원, 영업이익 8조3,1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글로벌 판매대수 증가와 케피코 등 연결법인 증가 효과로 전년 84조4,697억원보다 3.4% 증가했다. 자동차 부문 71조5,350억원, 금융 및 기타 15조7,72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판매대수는 473만2,366대(내수 64만698대, 국내생산 수출 117만9,447대, 해외생산 판매 291만2,221대)로 전년 441만357대보다 7.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8조4,406억원보다 1.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9조612억원보다 0.7% 줄며 고전했다. 영업이익율도 전년 10%에서 지난해 9.5%로 0.5%포인트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급격한 환율 변동과 더불어 생산 차질에 따른 국내 공장 가동률 저하, 1분기 발생한 일회성 리콜 충당금, 인건비 상승 등이 주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연초 1,124.9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연말 1,092.8원으로 32.1% 하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악화시켰다. 이와 맞물려 일본 정부의 엔화 약세 기조가 엔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본차와의 경쟁에서도 밀렸다.
또 지난해 8, 9월 약 2주간 진행된 부분파업 10회, 잔업·특근 거부 15회 등으로 1조225억원(5만191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해외 생산 판매 비중을 늘려 영업이익 감소폭을 줄였다.
현대차의 내수, 국내생산 수출은 각각 4.0%, 5.2%씩 감소했다. 전년 내수, 국내생산량은 전년 66만7,496대, 124만3,763대다.
반면 해외생산 판매는 전년 249만9,098대보다 16.5% 증가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해외생산 판매가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7%에서 61.5%로 4.8%p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내수 생산비중은 15.1%에서 13.5%로 1.6%p 줄었고, 국내 생산수출은 28.2%에서 24.9%로 3.3%p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속적인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제고로 해외시장에서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 490만대…보수적 접근
현대차는 올해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시장의 산업수요는 다소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신흥국 시장에서 국가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봤다.
특히 엔화 약세를 활용한 일본 경쟁사들의 공세 등에 따른 자동차 업체간 경쟁 심화로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내수시장도 지난해와 같이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세 인하, 환율 효과 등으로 수입차의 공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올해 판매목표는 490만대로 전년 판매량 473만2,000대보다 3.6% 늘려 잡았다. 현대차는 올해 지역별 판매목표를 국내 공장 187만2,000대, 해외공장 302만8,000대로 잡아 전년 대비 2.9%, 4.0%씩 늘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 후속 모델 출시 등을 통해 내수 시장 수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 글로벌 생산거점을 활용, 해외 시장 판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원희 재경본부장은 이날 "지난 연말 출시된 제네시스와 올해 출시된 쏘나타 신차를 통해 판매량을 증가를 꾀하겠다"며 ""레저용 차량 부문에서 맥스크루즈, 싼타페 등은 전년보다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는 올해도 질적 성장에 기반한 마케팅을 통해 회사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제품의 연비와 성능을 강화하고 친환경차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카 등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품질 논란에 휘말린 만큼 고객 최우선 경영을 바탕으로 고객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협력사와 함께 동반 성장에 나서는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 강화에도 나선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및 해외 사업장의 생산, 판매, 마케팅, 품질, 기술 등 회사 전 부문의 기본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집중 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