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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제2, 제3의 강남역 묻지마살인을 막으려면
나는 우연히 살아남은 여성이다?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의 희생자에 대해 많은 여성들이 추모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과 감정 어린 토로는 구분해야 한다. 이번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지만 '남성'이 더 많이 죽어나간다는 것이 현실이다. 정신병자의 묻지마살인에 여성 혐오-남성 혐오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진단은 보기 힘들다.
정치인들은 사후약방문으로 한마디씩 한다.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추모공간을 보존하고 기념물을 만들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 피해자에게 조의를 표하면서 “남자로 태어나라”는 문재인 의원 모두 이때다 싶어 표를 구한다. 피해자 가족의 심정은 안중에도 없다. 피해자 가족의 온전한 슬픔을 진실로 위한다면 침묵과 조의만 표해도 충분하다.
정치인 뿐 아니라 언론도 마찬가지다. ‘여성혐오’라는 정신병자의 말에 휘둘린다. 말은 똑바로 하자. 남녀성대결이나 여혐-남혐을 떠나 가해자가 지극히 일반적인 ‘여성혐오’ 성향이라도 정신병이 아니었다면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남자든 여자든 정신질환자가 약물복용을 중단하고 사회 곳곳에 돌아다녀도 이를 막을 수 없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이에 대해 현실 가능한 처방이 나오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강남역 묻지마살인은 계속될 것이다. 이는 남자 대 여자, 남혐-여혐이 아니라 강자 대 약자의 구도에서 비롯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의 몸은 스스로 지켜야한다. 살인이 일어나는 현장에 국가-정부-공권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공공시설 환경을 보다 안전하게 조성하는 것 외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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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우연히 살아남은 여성이다?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의 희생자에 대해 많은 여성들이 추모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출구에 강남역 화장실 '묻지마살인' 사건 피해자 여성을 추모하는 추모글이 남겨져 있다./사진=연합뉴스 |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살인 피해자' 선동은 이제 그만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뒤로 살인 피해자에 대한 각종 선동이 난무하고 있다.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죽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전무하고 약자라는 여성의 피해의식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 받는 대다수 남성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살인범죄 피해자에 대한 아래 통계자료는 검찰청에서 2015년 발간했다. 자료를 보면, 살인피해 이외에 강력범죄를 포함하면 남성피해자가 여성보다 2배 더 많다. 20대 젊은 여성이 살인 범죄의 주요한 피해자라는 선입견과 달리 실제 살인범죄의 주요 피해자는 41세에서 50대 사이의 중년 남성이다. 이는 20~30대 여성 피해자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20~30대 여성과 비교한 중년여성들의 피해 수치도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치안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다른 나라와의 비교지수를 굳이 들추지 않아도 될 정도다. 살인에 국한된 통계 말고 강도와 강간, 강제추행 및 폭력 등을 포함한 강력사건 피해자 성별 현황을 보아도 남성 피해자가 여성 피해자의 2배에 이른다. 2008~2012년까지 매년 남성 피해자는 21만에서 22만 명을 오갔고 여성 피해자는 10만~11만 명을 헤아렸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강남역 살인 사건을 저지른) 개인이다. 그는 여성혐오 성향을 주로 드러내는 정신병자였고, 피해자는 그보다 약자였다. 남성 대 여성, 여혐-남혐, 일베-메갈리안의 시각은 성급한 일반화, 이분법적 사고에 불과하다. 여기에 권위-종교-빈부-인종-문화-학벌 등을 대입해도 마찬가지다. 일개 정신병자의 살인극에 집단을 갈라 구분 짓고 손가락질하는 모습이 정상으로 보이는가. 이제 여성-남성 구도로 몰아가는 ‘살인 피해자’ 선동은 그만 봤으면 한다. 모든 범인은 개인이며, 사건의 발단 또한 여기에 기인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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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강남역 살인 사건을 저지른) 개인이다.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삼았던 정신병자의 ‘묻지마살인’이다. 위 표는 살인범죄 피해자의 성별 연령 분포(단위: 명[%])./자료=검찰청(2015). |
[김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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