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최근 삼성계열 화학사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롯데케미칼이 우즈베키스탄에서 10년간 공들인 가스전 화학단지 건설사업인 ‘수르길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글로벌 화학사로의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
|
|
|
▲ 한국가스공사 이승훈 사장으로부터 가스화학단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케미칼 |
23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지난 21일 현지에서 완공식을 한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는 국내 석유화학 기술의 첫 해외 수출이라는 성공사례가 될 전망이다.
수르길 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 롯데케미칼, 한국가스공사, GS E&R 등이 한국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즈베키스탄 국영회사인 우즈베키스탄 석유가스공사와 ‘50 대 50’의 지분으로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며 성사됐다.
단계적으로 총 39억달러가 투입되는 수르길 프로젝트는 가스전 개발은 물론 가스 판매와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PP) 생산을 위한 가스화학단지(GCC)를 건설해 직접 경영하는 사업이다.
이 공장들은 롯데케미칼의 순수 기술로 건설됐는데, 회사는 국내 석유화학사로는 유일하게 PE, PP 촉매를 제조하고 있으며 이를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PE, PP 공장에 공급하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통해 천연가스 채굴부터 기액분리와 수송, 가스 분리, 에탄 크래킹, PE, PP 석유화학 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의 불모지에 가깝던 유라시아 대륙에 국내 최초로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해 유럽과 중앙아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북아프리카까지 시장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우즈베키스탄 정부를 설득해 통관과 교통 인프라 부분에서 협조를 얻어내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1일 현지에서 열린 완공식에서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 사업자의 기술력이 합쳐진 대표적인 민관 합작 성공사례"라며 "롯데는 이번 사업을 통해 중앙아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 북아프리카까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추진되는 국내외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기틀을 다져나갈 뜻을 밝혔다.
이번 수르길 프로젝트는 총 3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우즈베키스탄 북서쪽의 아랄해 연안 수르길 가스전을 개발해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게 1단계다. 가스전에 매장된 가스는 약 1억3000만톤 규모로 추정된다.
|
|
|
▲ 가스화학단지 전경 |
2단계는 수르길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110㎞ 길이의 가스관을 이용해 수도 타슈켄트에서 1200㎞ 떨어진 유스튜르트 가스화학단지(UGCC)로 운송하는 것이며, 가스화학단지에서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해 판매하는 게 마지막 3단계다.
21일 열린 행사는 유스튜르트 가스화학단지 완공식으로, 실제로는 지난해 10월 이미 완공돼 화학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수르길 가스화학단지는 축구장 140개를 합친 것과 같은 규모로 31만평(102만4700㎡) 규모로, 중앙아시아 최대다.
단지 건설 비용은 20억 달러로, 삼성 ENG와 GS건설, 현대 ENG 등이 참여했다. 앞으로 25년 동안 한국 컨소시엄과 우즈베키스탄 국영 석유가스공사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고부가가치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고, 이 원료는 우즈베키스탄 국내 시장은 물론 중국, 동유럽, 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수출된다.
정부는 수르길 프로젝트를 통해 연 10억 달러의 매출에 최대 2억 달러의 순수익이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앞으로 롯데케미칼은 저가원료의 안정적 확보를 통한 수익성 제고, 고부가 산업의 확장을 중점 사업전략으로 정하고 추진하며 글로벌 화학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튼튼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 미국 액시올(Axiall)사와의 북미 셰일 가스를 기반으로 한 에탄 크래커 합작사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납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저가의 가스 원료 사용을 높여 원료, 생산기지, 판매지역 다변화를 통한 국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2월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 4월 SDI케미칼(현 롯데첨단소재) 인수를 마무리함으로써 롯데그룹 내 화학사업 부문은 총 16조에 육박하는 매출규모로 성장했으며, 석유화학부문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직계열화가 가능하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액 11조7133억원, 영업이익 1조6111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고의 엉업이익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2조6845억원, 영업이익 4736억원을 달성하며 실적 호조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