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손학규-문재인 리턴매치 만들 수 있지만 친문에 못배길 것"
"손학규 힘있는 후보인지 의문…중도 끌어와 국민의당 파이 키우자"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치 9단'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내년 대선 전망과 관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 친박계가 옹립한 여권 대선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연일 주장했다.

정계 복귀 시동을 걸고 있는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해선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손 전 고문과 손을 잡고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손 전 고문이 더민주에 복귀할 경우 대선주자로 나서기 어렵고, 여권 비주류와 손잡고 제4의 정치세력화할 가능성도 낮다면서 국민의당으로의 합류를 종용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23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며 "반 총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출세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반기문 대통령'을 내걸고 꾸준히 여야를 '노크'해왔다"면서 "결국 반 총장이 여권 주류 친박의 대선후보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SBS라디오에 출연해서도 박 원내대표는 "반 총장은 굉장한 권력욕을 갖고 있어 최소한 친박에서 옹립한다고 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힘을 가질 수 있을까 의심스럽지만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이같은 견해를 재확인했다.

그는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도, 여야 선택 가능성도 "모든 게 반반"이라며 "최근 1년 그분의 말씀을 보더라도 (대선 출마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더민주나 국민의당은 자기가 애초에 생각한 것보다도 더 체계가 잡혀 있고, 새누리당은 현재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쪽으로 갈 확률도 높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더민주 상황에 대해선 "문재인 전 대표와 함께 갈 생각이 없는 김종인 대표가 (8월말~9월초 전당대회 이후) 사실상 정계복귀 의사를 드러낸 손 전 고문을 끌어들여 2012년 대선 경선의 '리턴매치' 국면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손 전 고문은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문 전 대표에게 패한 바 있다.

다만 "친노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에 당내 손 전 고문의 측근을 비롯한 비노 의원들이 똘똘 뭉친다고 해도 이길 가능성은 없다"면서 "국민의당에 와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손 전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면서 손 전 고문의 창당 등 독자세력화 여부에 대해 "실제로 세력화에 나설 경우 더민주나 국민의당을 탈당해 따라 나설 인사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아울러 손 전 고문과 손잡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새누리당 비박계, 독자 정치세력화를 시사한 정의화 국회의장 등이 힘을 합치더라도 "원내교섭단체 구성같은 '큰 보따리를 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제4 세력의 출범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발 나아가 박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차라리 손 전 고문은 자기 세력과, 정 의장의 세력과 함께 저희 당으로 들어오는 게 더 큰일을 도모할 수 있고 가능성도 있다"고 더욱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제기했던 김종인-손학규 연대설에 대해서도 "문 전 대표와 친노 친문 세력에게 배겨낼 수 없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거듭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개 정계개편은 총선 때나 대선 때 이뤄지는데 대선밖에 안 남았다. 확고한 국민적 지지를 받는 대통령 후보만이 정계개편을 할 수 있다"고 손학규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을 더욱 낮게 잡았다.

그는 "외람되지만, 손 전 고문이 그렇게 완전한 대통령 후보로서 집권 가능성이 있는 힘 있는 후보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민의당에 똬리를 틀어 안철수 대표와 경쟁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꿈을 펼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입당을 권유하는 차원을 넘어 '종용'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반 총장에 대해 "현재 상태로 보면 새누리당으로 갈 확률이 굉장히 높다"며 "친박에 이렇다할 후보가 없고, 충청권 대망론을 키우고 있어 그쪽으로 갈 것"이라고 못박았다.

손 전 고문에 대해선 "역시 더민주로 가면 굉장히 경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정 의장과 중도세력에 가까운 분들이 국민의당으로 와서 파이를 키운 다음 꿈을 키워볼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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