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26일 퇴임 후 독자 정치 행보를 기정사실화한 정의화 국회의장을 작심비판하고 나섰다.

정 부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새 정치질서를 여는 마중물이 되겠다'는 정 의장의 발언에 대해 "우리 사회의 선비 정신이 고갈돼 가는 것 아닌가. 그래도 지도자 반열에 선 분들은 좀 그것을 확산하고 형성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 의장은) 오늘날 새누리당이 있기까지 많은 노력을 했지만 온갖 혜택도 다 누렸다"며 "당 입장은 지금 초상집, 비상사태인데 이러한 때 정말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줄 생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러지 않고 정말 '무능하고 나태한 보수'라든가, 마치 남 얘기 하듯이 한다는 건 정말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마중물이 되겠다는 표현을 보면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생각한다. 이건 소위 권력욕에 지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정 의장은 퇴임을 나흘 앞둔 전날(25일) 기자회견에서 친정인 새누리당이 '따뜻한 보수'가 되지 않는 한 자동 입당되더라도 탈당할 수밖에 없다며, "퇴임 후 정파를 넘어선 중도세력의 '빅텐트'를 펼쳐 새로운 정치질서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싱크탱크 '새한국의 비전'을 발족시킬 예정인 그는 추후 정치결사체 구성 의지를 피력하면서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정 부의장은 총선 참패 이후 내홍이 심화된 당 수습 방안으로 "어차피 지금 이런저런 자기가 가진 목소리를 이때 쏟아내자"며 "이제 그걸 다 담을 시기가 조금 있으면 오지 않느냐"고 말했다.

총선 책임 등에 관한 계파간 이견을 모두 터놓고 논의해 갈등을 마무리짓고, 차기 전당대회에서 새 출발을 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