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단비 기자] #30대 직장인 A 씨는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하고 계산하기 위해 카드를 내밀었다. 카드를 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점원은 사인패드에 서명을 할 것을 요구, A 씨는 어리둥절해졌다. 최근 5만원 이하 카드 거래에는 서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뉴스를 접했기 때문이다. 이에 점원에게 되물었지만 대답은 "들은바 없어 잘 모르겠다. 서명을 해달라"는 대답뿐이었다. 

   
▲ 이달 1일부터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가 전면 시행됐지만 단말기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등의 미흡으로 인해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준까지 가려면 적어도 3달 이상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이달 1일부터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가 전면 시행됐지만 단말기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등의 미흡으로 인해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준까지 가려면 적어도 3달 이상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여신금융협회(카드사), 한국신용카드밴협회(밴사),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밴대리점)은 5만원 이하 카드결제에 대해 무서명거래를 5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무서명거래는 일정금 이하 카드결제에 대해서 가맹점이 카드 이용자의 본인확인을 생략하는 것으로 현재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도입에 따라 카드 고객은 5만원 이하 거래에 대해서는 결제시 본인확인을 위한 서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가맹점은 카드 고객의 서명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앞서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는 지난달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카드사, 밴사, 밴대리점의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도입이 차질을 빚었다. 이에 총 4차례 걸쳐 회의를 한 끝에 이달초 도입을 하게 됐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에 대해서는 4월말쯤 가맹점에 다 통지했다"며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가 도입됨에 따라 가맹점에서도 서명확인 의무가 없고 부정사용으로 인한 리스크도 카드사가 지기 때문에 서명란이 뜬다고 해도 문제될 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가맹점을 찾아보면 일부 대형가맹점, 마트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가맹점에서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가 시행되고 있는 경우도 기존에 카드사들이 개별 계약을 통해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를 하고 있는 가맹점이 대부분이다.

이에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가 아직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것은 단말기 시스템 교체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5만원 이하의 거래를 할 경우 서명란이 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밴사에서 단말기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해야한다.

밴사협회 관계자는 "단말기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교체는 밴사에서 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며 "포스 개발을 기다려야한다"고 말했다. 

해당 단말기 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된다고 하더라도 교체 작업 등이 필요해 시간은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석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사무국장은 "전문 수정 등을 통해 중앙에서 처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밴대리점에서 가맹점마다 직접 돌아다니면서 수정을 해야 경우도 있어 200만 가맹점을 하기에는 전부다 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도까지 가려면 단말기 프로그램 업그레이드가 된 순간부터 최소 3개월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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