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대한항공 항공기 엔진 화재로 발이 묶였던 승객 253명과 승무원 16명이 26일 밤 한국으로 귀국했다.

이들은 일본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항공기 엔진 화재로 발이 묶였다가 대체 항공편으로 예정보다 8시간 늦은 이날 오후 10시 44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20분가량 입국 수속을 마친 승객들은 몹시 피곤한 표정으로 공항 입국장으로 나왔다. 대다수는 홀로 해외 출장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남성들이었고, 가족 단위 승객은 보이지 없었다.

승객들은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 승객은 "항공기가 이륙하려고 가속하는 순간 '쿵' 소리가 나더나 날개 쪽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왔다"면서 "몇 분 지나 (연기가 난) 반대쪽으로 탈출하라고 해서 탈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승무원들은 대피 안내를 잘했고 승객들도 줄 맞춰서 침착하게 대피했다"며 "밖에 나가서 연기와 불을 보니 그때야 사고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다른 승객은 "이륙하기 전 '뻥' 소리가 나면서 급정거를 하고서는 1분 정도 있다가 탈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며 "피곤하고 지치기도 하지만 10분만 빨리 이륙했으면 다 죽었을 것"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일부 승객들은 기내 대피 직전 화재 발생에 대한 정확한 안내가 없었던 점 등 미흡한 대한항공 측의 사고 대처에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낮 12시 20분경 하네다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대한항공 항공기 KE2708편(B777-300)의 엔진 한 곳에서 불꽃이 피어오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승객 302명은 승무원 17명과 함께 항공기 밖으로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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