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폭 넓어져...친박계 추대론엔 반대"
"대권 행보 국내정치인 뺨쳐, '정치문외한' 단순 선입견일 수도"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50대 기수로 주목받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31일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권 대선주자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에 대해 "국민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좋은 지도자 후보, 강력한 대선 후보가 나온다는 것은 국민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많아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주자들이나 정당 입장에선 현재의 세력 구도를 갖고 그대로 가면 되는 게 아니라, 서로 시대 과제들에 대한 진단과 해법, 국민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낼 능력에 대해 진정한 경쟁이 벌어져야 한다"고 당내 친박계 중심의 '반기문 추대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는 비박계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원 지사는 반 총장에 대한 정치적 검증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그는 "아무래도 외교관의 삶이란 게 일반 민초들의 애환이 담긴 삶과 우선 거리가 있다"며 "그 일체감이 어떻게 서로 확보될 것이냐는 것"이라고 서민 지향성 여부의 검증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반 총장은) 연말까지 세계 분쟁 해결에 볼두를 해도 버거운 입장"이라며 "국제적인 문제만 다루다가 국내의 얽히고 설킨 문제들을 (내년) 1월달 바로 맞닥뜨린다면 어떨지, 이런 점에서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정치력 검증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반 총장의 최근 대권 시사 행보에 대해 "물론 본인은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하지만 일정 잡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 보니 국내 정치인들 뺨친다는 생각도 들더라"라면서 "외교관으로서 국내 정치 문외한이란 건 어쩌면 근거없는 선입견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원 지사는 반 총장이 사실상 새누리당 대선주자로 각인됐다는 시각과 관련 "(반 총장이) 어느 당으로 갈 지 모르겠다"며 "뻔히 가야되는 길은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못갈 수도 있다"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반 총장의 경우 현재 경쟁력은 출발점에서 매우 강하고, 그동안 (정당에) 묶여있는 것은 별로 없지 않나.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어떻게 선택할 지에 대해서도 (폭이) 굉장히 넓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원 지사는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선 본격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저는 제주도 도정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데 동참하겠다"고 일단 부인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