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31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행보로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른 데 대해 "지금 우리나라 대선후보들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박 총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지금 대선후보들이 국민들이 바라는 리더십 상에 부족한 점이 있고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구가 있다"며 "그런 부분들을 경륜을 가진 반 총장이 일정하게 메꿔주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반 총장이 여권 대선주자로 간주되는 데 대해 "보수층 가운데에서 대통령 후보감이 없다는 불안감이 상당히 있었는데, 그 부분을 상당히 채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에서 일제히 반 총장의 행보에 대해 공세를 가하는 것에 대해선 "그 자체도 굉장히 정치적인 효과를 갖는다. 비지니스에 노이즈마케팅이 있듯 비판과 갈등이 있을 수록 오히려 주목도는 높아진다"며 "그런 점을 생각하면 반 총장의 행보는 대선후보로서의 행보라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총장은 지난 26일 발족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싱크탱크 '새한국의 비전' 원장을 맡았다.

그는 "오랫동안 정 의장과 같이 고민해온 것"이라며 "정 의장이 국회의장을 하면서 대한민국 정치가 이대론 안된다는 생각을 굉장히 강하게 가졌다"면서 "구조적 전환기를 넘어설 새로운 정치질서를 이끌 가치와 비전, 전략을 분명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연구원을 통해 기여할 생각을 갖게 됐다"고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원 성격에 대해선 "학술적이라기보단 전략적인 싱크탱크"라며 "내년 대선 이후 세워질 새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될 것인가에 대해 전략적인 수준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연구할 생각"이라면서 "적어도 다음 대선을 앞두고 모든 후보들이 다음 정부 초기 개헌이나 선거제도 개편을 할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의 정당으로의 발전, 정 의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은 모두 부인했으며, 국민의당과의 연대보다도 '제4지대'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세력화를) 주도적으로 할 수는 없고, 그런 세력이 표출된다면 함께 할 수 있다"면서 "정 의장이 10월까지는 각 정당의 움직임을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