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개원' 근절, 공약 실천여부 관심…19대선 새누리 세비반납
이용호 "최종 확정은 아냐…법정시한 준수에 방점" 여지 남겨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민의당이 1일 20대 국회 원(院)구성이 법정 시한(6월7일) 내 완료되지 않으면 의원 세비를 반납하겠다는 입장을 교섭단체 3당 중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지난 13대부터 19대까지 28년간 이어진 국회의 '지각 개원' 행태가 근절될 지, '무노동 무임금' 원칙 하에 세비 반납 공약이 실천될 지가 관심을 모은다. 개원이 약 한달 늦어졌던 19대 국회에선 새누리당이 세비 반납을 실천한 바 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대 국회의 정상적인 출발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국회가 제때 일을 시작하지 못하면 국민의당은 원구성이 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어디에도 일하지 않고 버젓이 돈을 받는 국민은 없다"며 "하물며 국민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 국회는 더욱 그렇게 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하는 국회는 일하는 정부를 위한 필요조건인데 국회의 공백은 국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공백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곳곳에서 국회 원 구성이 늦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원내대표단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만일 법정 시일까지 원구성이 되지 않을 경우 무노동 무임금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은 최종적으로 의견이 모아진 게 아니다. 지금은 6월7일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각오에 방점이 있다"며 "마치 원구성이 (시한 내로) 안될 거라는 전제로 한 얘기는 아니다"고 방침 변경의 여지를 남겨뒀다.

다른 당 관계자는 "당내 공론화 과정은 그전에도 일부 있었고, 오늘 최고위 이후에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당 38명 의원 개별적으로는 전달된 상태인데 아직 반발하는 의원은 없었다"고 전했다.

2012년 5월30일 임기 시작 후 한달여 지난 7월2일에야 개원했던 19대 국회에선 새누리당이 세비를 반납한 바 있다. 당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일부 의원의 반발을 무릅쓰고 의원 147명으로부터 6월 세비를 '자진 반납'받아 기부했다.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은 '정치 쇼'라며 새누리당을 비난했지만 더민주에선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세비 반납에 동의하는 의원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론으로 정해 일괄적으로 세비를 반납하는 것엔 부정적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원 구성 협상을 시한 내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앞서 4·13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당시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한 총선 후보자 40여명이 '5가지 총선 공약을 20대 국회 1년 동안 이행하지 못할 경우 1년 치 세비를 기부 형태로 전액 반납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했다. 비슷한 시기 더민주는 30%, 국민의당은 25%의 세비 삭감안을 공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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